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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0.38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장 대비 2.92% 내린 수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SNS 트루스소셜에 이란과의 합의를 암시하는 글을 작성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가 크게 떨어지며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유가는 국제 물가를 상승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유가가 오르면 자연스레 에너지 비용도 따라 올라 보통 기업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연료비 원가 비중이 높은 항공과 해운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2분기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업계도 유가 부담이 큰 업종 중 하나다. 해운업체들의 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20~30%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표 해운사 HMM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26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해상운임 하락과 더불어 유가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대로 정유업계는 유가 급락에 대비해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질 경우 대규모 재고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재고손실이란 장부상 기록된 가치보다 실제 가치가 하락하면 그 차액을 손실로 인식하는 것으로, 유가가 높을 때 사놨던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그만큼 손실이 나는 식이다. 실제로 과거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20년에는 유가 급락으로 국내 정유 4사가 1분기에 낸 적자만 4조원에 달했다.
게다가 유가 하락이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역(逆)래깅 공포도 도사리고 있다. 기껏 비싼 원료를 사서 제품을 만들었는데, 싼값에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계도 정유업계와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중동 사태는 원유 공급 감소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에, 원유에서 추출되는 석화산업의 핵심 원료 나프타의 공급부족과 가격 급등 현상이 동시에 발생했다. 그동안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몇 년째 침체 국면에서 헤매던 국내 석화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반짝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유가가 하락할 경우 마찬가지로 역래깅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다소 안정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중동 정세 특성상 언제든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들도 아직은 추이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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