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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사람이 썼어요"…AI가 쓴 책 난립에 출판계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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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6.08.18 14: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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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논란 소설 잇따라 출판 취소
대중 거부감 여전한데 AI가 쓴 원고 물밀듯
AI 활용 여부 확인할 방법도 마땅찮아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책들이 출간되면서 글로벌 출판업계가 저자의 AI 활용 범위를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4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도서 박람회에 인공지능에 대한 책이 놓여 있다. (사진=AFP)
2024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도서 박람회에 인공지능에 대한 책이 놓여 있다. (사진=AFP)
WSJ에 따르면 출판 대행사 유로파콘텐츠는 최근 작가 제리 팔리데의 범죄소설 ‘시체는 내가 숨겨줄게’ 대리 계약을 취소했다. 해당 계약은 수백만달러 규모로, 작품이 전적으로 작가가 집필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출판사 아셰트북그룹 역시 지난 3월 AI 활용이 문제가 돼 미아 발라드의 공포 소설 ‘샤이 걸’의 미국 출간을 취소했다. 발라드는 편집자가 AI를 활용했을 뿐 자신이 AI로 책을 쓴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이먼앤슈스터가 판권을 인수한 디스토피아 로맨스 소설 ‘대거 마우스’도 AI 집필 논란에 휩싸였지만 작가와 출판사는 이를 부인했다. 사이먼앤슈스터는 “오탐 가능성이 있는 AI 탐지 도구로 작가의 작품에 대한 결론을 내려선 안 된다”며 작가와 작품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AI로 대량 생성된 저품질 도서가 온라인 서점에 쏟아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북숍닷오알지의 앤디 헌터 최고경영자(CEO)는 상당수 AI 생성 도서가 표절이나 허위 정보, 부실한 콘텐츠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토니브룩대 연구진의 분석에서는 조사 대상 아마존 전자책 가운데 약 20%가 상당한 수준의 AI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판사에는 AI가 생성한 원고가 밀려 들어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문의에 시달리고 있다.

대중의 정서는 여전히 AI를 이용해 글 자체를 생성하는 것에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미국작가조합은 작가가 직접 서약한 뒤 책에 표시할 수 있는 ‘사람 저작물’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작가의 자발적인 신고에 의존하는 방식만으로 AI 생성 도서를 걸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AI 탐지 기술의 정확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판사와 편집자에게 사실상 ‘AI 감별사’ 역할을 맡기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이먼앤드슈스터와 펭귄랜덤하우스, 하퍼콜린스, 아셰트북그룹, 맥밀런 등 이른바 ‘빅5’ 출판사들은 AI 활용에 관한 통일된 원칙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 출판사는 기술과 업계 관행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계약서에 구체적인 AI 관련 조항을 추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출판사나 서점도 엄격하게 AI를 배제하기는 어렵다. 독자들이 빠른 속도로 많은 책을 소비하는 판타지나 공상과학(SF) 등의 장르에서 AI의 출판물이 인기를 얻을 경우 출판사들이 이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제임스 던트 반스앤드노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투데이’ 쇼에서 고객들이 AI 책을 사고 싶어 한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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