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칼 뽑은 카카오, 매각대상 될까 떠는 계열사들

송재민 기자I 2024.02.05 19:15:20

계열사 다이어트 속도…비핵심 부문부터 청산
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카카오모빌리티 등 평가
과거 매각 시도했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 고개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카카오(035720)가 일부 계열사 경영진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경영 쇄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사업 매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 경영진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전사 차원의 악재로 번지자 비주류 계열사부터 ‘몸집 줄이기’에 나설 거란 추측이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계열사 중 비핵심 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정보기술(IT) 개발 자회사 디케이테크인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 ‘케이이피’를 흡수 합병했다고 밝혔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동생 김화영씨의 개인회사 오닉스케이도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계열사 다이어트에 속도를 낸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11월 장난감·문구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에이윈즈’ 지분을 매각했고 12월엔 통신 관련 계열사 스테이지파이브 지분을 정리해 카카오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같은 해 카카오페이지 계열사였던 웹소설 기획·제작사 ‘알에스미디어’의 지분 매각,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 부문 자회사였던 레전더리스와 사운디스트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각했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지난해에만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프엠엠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인도 웹툰 서비스 크로스코믹스, 블록체인 계열사 클레이베이 등을 청산했다.

당초 카카오는 다양한 사업부문에 투자하며 ‘문어발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문구 관련 사업 등을 청산한 것도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다시금 불거졌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계열사 다이어트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건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SM엔터) 재매각설이 돌면서부터다. 카카오가 SM엔터를 대상으로 고강도 내부 감사를 진행하면서 후폭풍이 다른 계열사 정비에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가 SM엔터를 포함한 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해서도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평가하고 있어 이들이 매물로 나올 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이전에도 카카오가 매각 카드에 손을 댄 적이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카카오는 지난 2022년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추진하다가 계열사 임직원과 노조의 반발로 매각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공개(IPO)가 미뤄지고 ‘콜 몰아주기’ 의혹 등이 커지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려 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1년 기업가치 7조원을 인정받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지만 최근 모회사의 경영권 리스크로 글로벌 확장 계획이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한쪽에서는 계열사 수를 줄이라는 비판을 받고 다른 쪽에서는 소규모 계열사들을 내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카카오가 매물로 내놓는 계열사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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