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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장애인 투표'…인권위, '쉬운 투표용지' 도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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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헌 기자I 2026.06.02 12:00:03

선관위 "법 개정 없이 이행 불가"
인권위 "권한 있음에도 핑계"
발달장애인 투표보조인 지원도 사실상 거부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장애인 참정권 보장 권고를 사실상 불수용했다며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인권위는 올해 1월 선관위에 점자형 선거공보 면수 제한 폐지, 발달장애 선거인을 위한 이해하기 쉬운 투표용지·선거공보 제공, 정신적 장애인의 투표보조인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추진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선관위는 지난 3월 회신에서 점자형 선거공보 면수 제한 폐지에 대해 “법 개정이 동반되지 않으면 이행이 불가하다”고 답했다. 이에 인권위는 선관위가 헌법상 국회에 선거 관련 법 개정 의견을 제출할 권한이 있음에도 이를 이행 불가 사유로 제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65조 제4항은 점자형 선거공보를 책자형 선거공보 면수의 두 배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점자는 자음과 모음을 각각 독립적인 글자로 표시해야 하는 특성상 일반 문자보다 분량이 많아, 면수 제한이 있는 경우 책자형 선거공보의 내용을 상당히 줄일 수밖에 없다.

발달장애 선거인을 위한 이해하기 쉬운 투표용지 제공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형식상 ‘이행’ 의견을 밝혔으나 인권위는 사실상 불수용으로 판단했다. 선관위는 발달장애인만을 위한 특수 투표용지를 제작할 경우 투표의 비밀이 침해될 우려가 있고, 후보자 사진을 삽입하면 투표용지 규격 변경과 개표 장비 전량 교체가 필요하다는 현실적 한계를 이유로 들었다.

정신적 장애인의 투표보조인 지원과 관련해서도 선관위는 대리투표 방지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거부했다. 인권위는 독일의 경우처럼 도움 제공을 선거인이 직접 결정한 선거 결정에 대한 기술적 보조로 한정하면 대리투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수어통역사 2인 이상 배치를 가이드라인에 명시하라는 인권위 권고에 대해 추가 비용 부담과 비장애인 시청권 저해 우려를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는 “장애인의 참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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