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빠진 자리 정은경·봉준호가 채웠다…타임지 선정 영향력 100인 올라

이준기 기자I 2020.09.23 16:25:49

文대통령 "정은경의 성실성이 인류에 영감 줬다"
"정은경 한국인중 유일 선정" 브리핑 정정 해프닝도
스윈튼 "봉 감독, 영화계 선구자로 떠올라" 극찬
커버는 파우치가 차지…트럼프·바이든·피차이·다이먼 포함

사진=AP
[이데일리 이준기 김보영 김정현 기자] “한국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그는 정부를 대표해 국민 앞에 섰습니다.”(문재인 대통령)

“이 사람은 올해 통틀어 새로운 태양과 같은 열정적인 영화계의 선구자로 떠오른 영화제작자입니다.(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

문 대통령과 스윈튼이 극찬한 두 명의 한국인은 다름 아닌 정은경(사진 위) 질병관리청장과 봉준호(아래) 영화감독이다. 미국 타임지(紙)가 선정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두 사람에 대한 평가다.코로나19와 정면으로 맞서며 K-방역 성공을 이끈 정 청장과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시상식 4관왕 등을 거머쥐며 K-무비의 위대함을 증명한 봉 감독의 업적이 전 세계에서의 한국 위상을 한층 더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K-방역·K-무비로…韓위상 더욱 공고해졌다

정 청장의 선정 소식은 이례적으로 타임지의 발표에 앞서 청와대가 직접 브리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이번 선정은 K-방역이 전 세계가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을 확인해준 데에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청장의 뒷배는 역시 문 대통령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정 청장을 추천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한국의 방역은 세계의 모범이 됐고 정 청장은 방역의 최전방에서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해 K-방역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 등장하는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이라는 문구를 인용, “정 청장의 성실성이야말로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와 맞서는 수많은 ‘정은경’들에게,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연 인류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얘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청와대는 브리핑 당시 “정 청장은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고 알렸으나 잘못된 정보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봉 감독 역시 10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청와대는 “이틀 전 타임지에 문의할 때만해도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이라고 했다”며 “타임지가 100인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진=AFP
봉 감독 역시 극찬을 받았다. 지난해 개봉한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각각 수상하며 K-무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는 점에서다. 특히 아카데미 수상의 경우 ‘기생충’이 역대 한국영화를 통틀어 최초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 ‘설국열차’ ‘옥자’ 등에 출연하며 봉 감독과 각별한 인연을 쌓은 스윈튼은 봉 감독을 소개하면서 “영화의 행성에서 태양처럼 떠오른 감독”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매우 똑똑하고 고도로 숙련됐으며, 극도로 영화예술적이며, 왕성하고, 불손하며, 자기중심적이면서 깊이 있게 로맨틱하며, 이상한 것을 열렬히 추구하고, 터무니없으며, 아주 원칙적이고, 정밀하고, 끝까지 연민이 가득하다”고 극찬했다.

◇간판은 파우치…文대통령·김정은·BTS 고배

이번 타임지가 선정한 영향력 100인 중 가장 앞자리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차지했다.

파우치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치적 압박에도 꿈쩍 않으며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주도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후보와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 주석과 갈등을 빚고 있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등도 이름을 올렸다.

경제인 중에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인 순다르 피차이, 월가(街)의 리더격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가 눈에 띈다.

반면, 2018년 이름을 올렸던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년 연속 명단에서 빠졌다. 2019년 선정됐던 방탄소년단(BTS)도 이번에는 명단에서 빠졌다.

2004년부터 발표해온 타임지 선정 100인은 올해로 17년째를 맞이했다. 올해 미 ABC방송은 타임지에 실린 100인에 대해 한 명 한 명씩 소개하는 특별프로그램을 내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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