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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B씨의 부탁을 받고, B씨 일당이 운영하는 경기 시흥 소재 콜센터 사무실에 컴퓨터 등 집기를 설치·이전해주고 통상적인 출장비를 받았다.
문제는 B씨 일당은 이 사무실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해 ‘유료 주식정보 사이트 가입비를 환불해준다’며 접근한 뒤 ‘코스닥 상장 예정 공모주를 싸게 판매하겠다’고 속이는 사기 범행을 저질렀단 점이다.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피해자 11명으로부터 공모주 매매대금 명목으로 합계 4억 2592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집기를 설치·이전할 당시 B씨로부터 컴퓨터 처분·SSD 초기화를 지시받았고, 사무실 창문에는 암막 시트지로 가려져 있었으며 보드판에 ‘비상장주식’ 등 단어가 적혀 있었단 점에서 수사당국은 A씨가 방조의 고의가 있다 판단하고 재판에 넘겼다.
1·2심은 A씨가 ‘B씨 등이 A씨가 설치·이전한 컴퓨터 등 집기를 이용해 사기 범행을 저지를 것이란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거나 예견했을 것’이라고 판단, 사기 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A씨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552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방조행위가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한다”며 “정범으로 하여금 구체적 위험을 실현시키거나 범죄 결과 발생 기회를 높이는 등 범죄 실현에 현실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통상적인 설치대금만 받았을 뿐 범죄수익을 별도 배분받지 않았고 B씨 외 조직원과 연락한 사실도 없어 텔레그램 사용·SSD 폐기·보드판 문구 등 원심이 든 사정만으로는 방조의 고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그러면서 “통상적 영업활동이 정범의 범행에 단순히 이용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