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27일 서울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61회 무역의 날’ 기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회장은 “우리 수출은 주요국 대비 빠르게 증가해 지난 9월 기준 전 세계 수출국 6위로 올라섰다”며 “수출 호조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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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수출 전망치는 올해 대비 1.8% 증가한 6970억달러, 수입은 2.5% 증가한 6540억달러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430억달러 흑자로 올해 대비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쌍끌이로 견인했으나 내년에는 해당 분야 수출이 급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는 내년 중 메모리 단가 회복 가능성과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높은 성장률(1~10월 47.2%)을 지속해 온 터라 내년 성장률은 2.2% 수준으로 둔화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매년 수출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자동차는 올해 2.1% 성장했으나 내년 수출은 역기저 효과와 해외 생산 확대 등으로 1.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가 하락세에 따라 석유제품(-7.9%), 석유화학(-0.5%) 수출도 줄어들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는 내년에는 미국의 고관세, 금리정책과 중국 내수 환경 변화가 우리 수출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국과 미국은 올해 1~10월 기준 우리 수출의 각각 19.2%, 18.7%를 차지하는 핵심 수출국이다.
윤 회장은 내년 수출 환경에 대해 “순탄치 않은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과 환경 변화에 대응해 우리도 정책을 바꿔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며 “바이든 정부 때 많은 기업이 미국에 진출한 만큼 협회는 정부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현지 주미 대사관 등과 협조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협회는 워싱턴 등 미주 지역본부 인력을 보강하고 해외 거점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내달 9일에는 현지에서 미국 내 연구센터와 트럼프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 관련 전문가 토론도 개최할 예정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은 한국 무역에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윤 회장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가혹한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으로 들어가지 못한 중국산 제품들이 제3국 시장으로 나오면서 한국 제품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런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