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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에 따르면 규슈 거리는 폭격을 맞은 듯 부서지고 뜯겨나간 건물 파편들로 아수라장이 됐고, 가로수는 허리가 부러진 채 도로에 나뒹굴었다.
경차가 태풍에 뒤집히는가 하면, 철제 구조물이 종이처럼 구겨져 승용차를 덮치는 사고도 잇따랐다.
NHK는 이날 현재까지 8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는데, 대부분 강풍에 날아온 파편에 부상을 입었다.
전날 오후 가고시마 항구에서 소형 선박이 뒤집혀 60대 선장이 실종됐고, 아이치현에선 산사태로 3명이 숨졌다.
미야자키에선 최고 800㎜ 넘는 폭우가 쏟아져 곳곳이 물에 잠겼고, 후쿠오카 공항에선 강풍에 항공기가 착륙하려다 실패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규슈 지역 주민 약 225만 명에게는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피난민 사이에선 “살아서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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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를 비롯한 태풍 경로 지역에선 항공기 600여 편이 결항됐고 고속열차인 신칸센 노선 일부는 30일까지 운행이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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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낮 12시 10분께 남구 용호동 한 오피스텔에서 12층 창문이 강풍에 파손돼 유리 파편이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70대 여성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오후 2시 30분께 해운대구 중동에선 70대 남성이 강한 바람에 넘어져 눈 주위를 다치기도 했다.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부산에는 간판이나 창문 이탈 우려 등 10여 건이 넘는 강풍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태풍의 영향으로 동해안 지역은 30일까지 비바람이 불겠고 낮 기온도 27도에 그치는 등 비교적 선선한 날씨를 보이겠다.
반면 서울은 34도까지 오르는 등 불볕더위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위는 이번 주말까지 계속되겠고, 태풍이 물러간 뒤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9월부터는 기온이 다소 내려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