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김병오(88) 할아버지는 여동생인 순옥(81) 씨의 손을 꼭 잡으며 “우리 여동생 예쁘지 않냐”며 취재진에 너스레를 떨었다. 김 할아버지는 과자를 까서 여동생에게 먹여주기도 했다. 유관식(89) 할아버지는 이날 오전 개별상봉 때 가족끼리 촬영한 영상을 다시 돌려봤다. 한복을 입은 북측 가족이 춤을 추며 유 할아버지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영상이었다.
김혜자(75) 씨는 북측 남동생 은하 씨에게 “사랑해요”라며 꼭 끌어안았다. 그는 “아기 때 헤어져서 73년 만에 만난 건데 안 보내고 같이 있고 싶다”며 내일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북측 언니와 여동생을 만난 배순희(82) 할머니는 “70여 년 만에 만났으니 못다 한 얘기를 더 나누고 싶다”며 “어제, 오늘 한 얘기도 또 하고 싶다”고 했다. 전날 첫 상봉에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던 이금섬(92) 할머니는 아들 리상철(71) 씨와 또다시 부둥켜안기도 했다.
|
가족들은 이날 2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하고, 이후 1시간 동안 객실에서 가족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상봉을 이어갔다. 지난 2015년 20차 상봉행사까지는 개별상봉 후 공동오찬으로 행사가 진행됐지만, 남북은 올해 행사에서 이동을 최소화하고 가족끼리 오붓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기 위해 행사 방식을 변경했다.
북측은 외금강호텔 1층 식당 ‘외금각’에서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객실마다 직접 배달했다. 전날 금강산호텔 연회장에서 단체로 저녁 식사를 했던 것에 비하면 가족끼리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했다. 이영부(76) 씨는 개별상봉에 대해 “아무래도 자유롭고 훨씬 낫다”고 말했고, 따로 점심을 한 데 대해선 “얼마나 맛있어. 기분좋고”라며 흐뭇해했다.
한편, 북측 조카들과 상봉한 강화자(90) 할머니는 이날 오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단체 상봉을 포기했다. 강 할머니는 오전 개별상봉과 오찬은 함께 했다. 남북 가족은 이날 2시간 단체상봉을 마지막으로 2일 차 행사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작별상봉과 공동오찬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