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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유엔 고위급 방북..관계 개선 신호탄 될까

김영환 기자I 2017.12.05 18:00:01

지난 2010년 방북한 린 파스코 유엔 사무차장 이후 7년만의 북한 방문
파스코 특사 당시 “北, 6자회담 복귀 준비 안돼” 확인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 귀빈 통로를 통해 평양행 고려항공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이 5일부터 나흘간 방북길에 오르면서 경색 일변도의 한반도 긴장관계에 전환점을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중국마저도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된 현 상황에서 7년 만의 유엔 고위급 인사 방북으로 유엔이 ‘중재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은 북한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에 따르면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9월 펠트먼 사무차장을 북한으로 초청했다. 국제 사회의 대화 제의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북한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 것이다.

북한은 지난 9월 6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시험 발사도 성공했다고도 주장했다. 펠트먼 사무차장을 초청한 것이 북핵 미사일의 성공에 대한 자신감에서부터 비롯됐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으로 미국은 물론, 우리 역시 북한의 입장을 전달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0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북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린 파스코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은 “북한은 대북 제재 등의 조건 때문에 6자회담에 돌아올 준비가 안됐다고 했다”며 “북한은 제재에 반대했고 제재의 조속한 해제를 희망했다”고 북한의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여전히 북핵 문제로 대화 채널이 가동되지 않는 지금, 북한은 엇비슷한 입장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여느 때보다 고도화됐다. 북한은 직간접적으로 ‘핵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으면서 비대칭 전력 구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유엔이 북한의 6자회담 등 대화 테이블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역시 완강하면서도 뚜렷한 입장을 전달해올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핵과 미사일에 대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은 자신들의 입장을 중립적 입장에서 전달할 수 있는 유엔을 택한 것으로도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과의 모든 핫채널이 끊어진 상태에서 북한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유관부처인 외교부와 통일부는 “이번 방북 통해 국제사회 단합된 의지 전달되길 바란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대화의 길로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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