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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전 사무관은 2일 오후 서울 역삼동 한국빌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서 (기재부) 과장, 국장에게 전화해서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했다”며 “통화한 사람 차영환 비서관”이라고 말했다. 차영환 당시 비서관은 현재 국무조정실 2차장에 재직중이다.
기재부가 적자국채 발행을 하지 않기로 하고 보도자료를 작성하자, 당시 차 비서관이 전화로 해당 보도자료를 취소하고 국채를 발행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이다. 신 전 사무관은 “부총리가 옆에서 말했고 과장과 국장이 내 옆에서 청와대와 (통화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비망록에 대해 “당시에 저희 업무하는 실무자들이 문제가 있다고 했다. 납득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2일 유튜브에서 기재부 서기관의 지시로 한 사무관이 당시 상황을 시간 순서로 정리한 비망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 전 사무관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국채조기 상환(바이백)을 하루 전에 취소한 것과 관련해 “한 달 전에 1조원을 조기상환 한다고 해놓고 하루 전에 취소하면 어떤 기업들은 분명 타격을 받고 생활인은 고통을 받는다”며 문제라고 주장했다.
신 전 사무관이 ‘그가 담당 사무관이 아니라서 잘 모른다’는 기재부 해명에 대해 “적자부채는 제가 담당자였고 부총리 보고를 4번 들어갔다. 기재부에서 작년에 있었던 사건 전말을 알고 있는 분은 현재 3명뿐”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제가) 제대로 된 사실관계를 모른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가 이날 오후 신 전 사무관을 고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서 노이즈 마케팅용 영상을 찍은 것이 아니다”며 “어떤 정치집단, 이익집단과도 관련이 없다. 내가 사는 이 나라, 행정조직이 나아지길 원하는 마음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익신고는 제가 나오기 전에 경황이 없어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며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변호사 선임을 한 뒤 권익위원회에 공익제보 신고를 할 예정이다.
한편 기재부는 이날 오후 신 전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윤태식 기재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신 전 사무관을 오늘 오후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할 예정”이라며 “고발 죄명은 형법 127조의 공무상 비밀 누설 금지 위반,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 51조 위반”이라고 말했다. 기재부가 전직 직원에게 이 같은 혐의로 고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발인은 ‘기획재정부(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홍남기)’다.
윤 대변인은 ‘신 전 사무관이 공익제보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공익성보다는 공무상 비밀 누설로 인한 국정운영에 차질·장애를 초래하는 측면에서 고발한 것”이라며 “처벌이나 제재 없이 지나간다고 하면 제2, 제3의 신재민 사건이 발생하면 공무원의 적절한 업무수행과 국정운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