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표그룹은 계열사 에스피네이처를 중심으로 환경자원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에스피네이처는 지난해 삼표기초소재와 네비엔, 경한 등 관련 계열사 합병으로 탄생한 자원 재활용 전문기업이다. 충남 보령과 당진, 전남 여수, 경북 포항 등지에 공장을 운영하며 화력발전소나 제철소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활용해 콘크리트 혼합재인 플라이애시와 고로슬래그시멘트 등을 생산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 시설인 친환경 소각장과 폐수 슬러지(하수 처리 침전물) 건조 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 합병을 거치면서 매출 규모도 2018년(256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5528억원을 지난해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에스피네이처는 국내 최초로 한국남부발전과 함께 석탄재 재활용 전문법인 ‘코스처’도 설립하기로 했다. 에스피네이처와 한국남부발전이 공동출자한 이 회사는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석탄재 연 34만t을 국내 시멘트·모르타르(건조 시멘트)·플라이애시 정제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계열사 삼표시멘트도 순환자원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20억원을 들여 강원도 삼척시와 함께 ‘가연성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시설’을 삼척 공장에 건립했다. 이 시설에서는 폐비닐·폐플라스틱 등 가연성 생활폐기물 매일 70t씩 처리, 시멘트 생산 연료인 유연탄을 대체하고 있다. 현재는 연간 약 2만t에 이르는 생활폐기물을 연료로 활용하고 있다.
레미콘 사업을 운영하는 삼표산업은 레미콘 제품 4개 규격(△25-35-150 △25-30-150 △25-27-150 △25-24-150)에 대한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획득했다. 한국산업표준(KS)보다 강화한 자체 품질 기준(SKS·SAMPYO KS)을 도입해 친환경 기준을 만족하는 레미콘을 생산하고 있다.
이 같은 삼표그룹의 친환경 사업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남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7년생인 정 사장은 고(故) 정인욱 강원그룹 창업주 손자로 향후 삼표그룹을 이끌 3세 경영자로 꼽힌다. 2006년 삼표에 과장으로 입사해 2013년 삼표기초소재 대표를 맡으며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섰다. 현재는 삼표 경영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에스피네이처도 정 사장이 71.95% 지분을 보유하며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향후 기초건자재 분야에서 친환경성이 주요 경쟁력으로 부상함에 따라, 환경자원사업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친환경 사업 확대를 통해 부가가치 창출과 국내 폐기물 문제 해결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룹 차원에서 폐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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