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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들의 보금자리`…尹이 머문다는 한남동 공관은 어떤 곳?

이명철 기자I 2022.03.28 17:53:16

윤석열 당선인, 용산 대통령실-한남동 관저 이용키로
국방부·외교부장관, 합참의장 등 4성 장군 공관 위치
공관 내외부 초소 배치…매봉산 산책로도 이용 가능
주변 민가·건물들에 노출…공중 등 보완 강화 필요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머물 예정인 한남동 공관은 어떤 곳일까?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과 4성 장군 등 외교안보 분야 수장들이 모여 있는 만큼 외부 공개도 없고 직접 방문한 사람이 드문 미지의 공간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임시 관저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 입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과거 2000년대 초반 이곳에서 근무했던 제보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그동안 공관 주변 대규모 개발이나 큰 변화가 없었던 점을 감안해 한남동 공관의 대략적인 구조와 보안 상태를 재구성, 가늠해봤다.

◇입구 옆 초등학교, 2층 건물서 거주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을 삼각지역 인근 국방부 청사에 마련키로 결정하고, 한남동에 위치한 공관을 관저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는 외교부·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합참의장, 육군참모총장, 연합사 부사령관, 해병대 사령관 등이 거주하는 공관 단지가 위치했다. 보안상 국방부 장관 공관 등 군 수장들의 표기는 없지만 입구에는 외교부 장관 공관이라는 팻말이 놓여있다. 입구 바로 옆은 한남초등학교다.

공관 입구에는 큰 철문과 헌병대 초소가 위치해 이 곳에서 출입 확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초소를 지나면 왕복 2차선 도로가 구불구불 이어진다. 초입 오른편에는 해병대사령관과 국방부장관 공간이 자리했고 왼편에는 한남동 공관 일대 경비를 책임지는 헌병대 본부가 있다. 국방부 장관 공관 위에 자리한 외교부 장관 공관은 이곳에서 부지가 가장 넓다. 이 곳을 지나면 윤 당선인이 거주하게 될 육군참모총장 공관 등이 자리했다.

과거 공관 내 상주하는 인물은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연합사 부사령관 등이었다. 육군참모총장이나 해병대사령관은 본부가 다른 지역에 위치했고 해군·공군참모총장의 공관은 아예 다른 곳이다.

공관은 대체로 요인들이 거주하는 2층 주택과 지원 인력들이 상주하는 별개 건물로 구성됐다. 1층은 보통 접견실과 연회장 등이 있었고 2층은 주거시설로 이뤄졌다. 예전에는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군 수장 공관에 일반 병사들이 복무했었다. 하지만 과거 박찬주 육군 대장의 일명 ‘공관병 갑질’ 사태로 당시 송영두 국방부 장관이 민간 인력으로 대체를 지시한 바 있다.

◇이태원로 거쳐 출퇴근, 상습 정체 고민

윤 당선인이 취임 후 한남동에서 국방부로 출근할 때는 이태원역, 녹사평역 등이 있는 이태원로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 중인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과거 국방부 장관 등도 이태원로를 이용해 국방부로 출근했는데 별도 교통 통제는 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이동할 때는 신호를 통제하는 만큼 출근에 걸리는 시간은 10분도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태원로가 상습 정체 구간으로 통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다른 경로를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퇴근은 역순이다. 국방부에서 나와 이태원로를 지나 한남오거리까지 내려와 유턴해서 공관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출근 때보다 이동거리가 좀 더 길어 시간은 몇 분이 더 걸린다. 특히 이 곳은 한남대교와 남산1호터널 사이에 위치해 교통량이 많은 편인데 교통 통제가 이뤄질 경우 출퇴근 시간 시민들의 불편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공관 주인들은 통상 차를 타고 출입을 하고 있어 도보로 이동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각 공관마다 입구에는 개별 초소가 위치해 자유로운 왕래는 불가능하다. 다른 공관을 방문할 경우 미리 허가를 받아 초소를 거쳐야 한다. 다만 얼굴이 잘 알려진 공관 주인들은 예외다.

공관이 매봉산 밑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공관 내에서는 산책도 즐길 수 있다. 별도 쪽문을 이용하면 산책로로 연결된다. 민간인과 접촉 가능성도 있지만 공관 내 산책로 진입은 어렵다. 공관 주변을 철책 등으로 통제하고 있고 경비 초소도 위치했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 관저로 이용할 경우 관심이 높은 만큼 산책로를 통한 진입 등 유사시를 대비한 추가 보완도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건너편서 건물 육안 확인…VIP 경호 어떻게

한남동 공관을 둘러싼 대표 논쟁은 대통령이 거주할 만큼 보안이 보장 되는가 여부다. 공관 내외부 등은 병력을 통해 통제가 되지만 문제는 외부로부터의 취약점이다.

우선 공관 주변에는 고급 아파트를 비롯해 민간 주택들이 인접했다. 내부 확인이 불가능한 청와대와 달리 한남동 공관은 남산1호터널에서 한남대교 방향으로 나와 왼쪽을 바라보면 건물들이 그대로 보인다. 길 건너편 고층 건물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주거시설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다.

윤석열(왼쪽에서 두번째)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9일 청와대 이전 후보지 중 한 곳인 용산 국방부 청사를 답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무인기(드론) 등 공중으로부터 공격에도 노출된 만큼 이에 대비한 시설 확충 등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 공관 등에는 폭격 등에 대비할 지하 벙커도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구를 바라봤을 때 왼쪽에는 높은 민간 건물이 자리하기도 했다. 출입구가 좁아 유사시 대피가 원활할 지도 걱정거리다.

현지 공관병으로 근무했던 한 제보자는 “만약 한남동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이용하려면 지금보다 대폭 강화된 보안 시설 강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대규모 인원이 근무해야 하는 만큼 건물 증축이나 신축 등도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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