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劉, 安으로 간 '가출한 집토끼' 3주 만에 돌릴 수 있을까?

고준혁 기자I 2017.04.17 16:40:24

洪·劉, 安 네거티브 강도 높여…보수 집결 의도로 풀이
洪·劉, 지지율 합쳐도 ''콘크리트 보수 30%'' 절반 못 미쳐
安, ''부인 특혜 의혹'' 등 논란으로 악재…洪·劉, ''역전''의 기회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17일 0시부로 ‘5·9 장미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좀처럼 ‘10% 박스권’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범보수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가버린 보수 성향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는 게 급선무다. 홍 후보는 “보수우파 대집결”을, 유 후보는 “보수의 새 희망”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지지율 반등으로 상승세를 증명하지 않는 한 ‘가출한 집토끼들’을 불러들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洪·劉, ‘安 네거티브’로 ‘홍찍문’·‘유찍문’ 벗어나려

홍 후보는 연일 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안 후보에게 ‘가짜 보수’ 이미지를 씌워 ‘진짜 보수’인 자신에게 표심이 쏠리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대전 중앙시장에서 상인들이 건네준 닭고기구이를 먹다가 주변에서 크게 한입 베어드시라고 하자 닭고기가 너무 뜨겁다고 웃으며 하소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후보는 지난 14일 경북 안동 유교문화교육관에서 진행된 초청 간담회에서 “친북좌파 후보가 싫다고 해서 강남좌파를 찍어주면 안 된다”며 “이 나라 건국과 산업화, YS를 통한 민주화를 이룬 대한민국의 보수는 죽을 때 죽더라도 보수 적통에게 투표하고 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가 그동안 ‘얼치기 좌파’로 불렀던 안 후보를 ‘강남 좌파’로 ‘격상’한 점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홍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이 대통령 된다)을 의식해 안 후보를 뽑으려는 ‘반문’(反文)·보수 유권자들을 집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후보(친북좌파)도 나쁘지만 그렇다고 안 후보(강남좌파)를 택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유찍문’(유승민 찍으면 문재인이 대통령 된다)으로 홍 후보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유 후보도 안 후보의 ‘불투명한 안보관’을 지적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선거운동 첫날 테마를 안전·안보로 정한 유 후보는 이날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서 출정식을 열고 “안보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웠다. 여기엔 안 후보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찬성으로 입장을 번복하고 국민의당 당론이 여전히 배치 반대인 점을 꼬집으려는 의도가 있다.

유 후보는 지난 TV토론에서도 안 후보에게 사드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물으며 인상적인 장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지지율 합쳐도 ‘콘크리트 보수 30%’ 절반…‘미끄러진’ 安은 호재

그러나 두 후보의 지지율을 보면 안 후보 비판 전략은 현재까진 잘 통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이날 오전 발표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 여론조사를 보면 홍 후보는 지난주 대비 1.4%p 소폭 상승해 10.3%를 기록했고 유 후보는 변동 없이 3.2%를 기록했다. 홍 후보의 경우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며 10일 만에 처음으로 두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콘크리트 보수 30%’에 절반도 못 미친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 새벽 서울종합방재센터를 방문해 119대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 지역에서 두 후보는 안 후보는 물론 문 후보에게도 뒤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안 후보가 ‘단설유치원’, ‘부인 특혜 의혹’ 등 논란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호기를 잡았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지난주 지지율에서 2.8%p가 빠져 31.3%를 기록, 44.8%로 집계된 문 후보와 13.5%p나 벌어졌다. 안 후보에게 찾아온 잇단 악재로 지난 4주 동안의 상승세를 마감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적극 투표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문 후보는 48.7%, 안 후보는 29.9%로 나타난 점도 홍 후보와 유 후보에겐 희소식이다. 두 후보가 투표일까지 남은 22일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방황하는 안 후보 지지자들을 끌어올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한편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CBS 의뢰로 지난 13~14일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90%)와 유선전화(1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9.8%였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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