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이호승·이재민 교수가 참여한 다기관 공동연구팀이 수술이 어려운 고위험 급성담낭염 환자에서 경피적 담낭배액술 후 내시경초음파 유도 담낭배액술로 전환하는 단계적 치료 전략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규명했다. 이호승 교수는 제1저자로, 이재민 교수는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급성담낭염의 근본적인 치료는 담낭절제술이지만, 고령이나 중증 동반질환 등으로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담낭배액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외부 배액관을 유지해야 하는 경피경간 담낭배액술(PTGBD)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시경초음파 유도 담낭배액술(EUS-GBD)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가 불안정한 경우 처음부터 EUS-GBD를 시행하기 어려워 우선 PTGBD를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연구팀은 이런 환자에서 상태가 안정된 뒤 EUS-GBD로 전환하는 전략이 처음부터 EUS-GBD를 시행하는 것과 비교해 효과적이고 안전한지를 평가했다.
연구팀은 국내 3개 의료기관에서 EUS-GBD를 시행받은 고위험 급성담낭염 환자 141명을 분석했다. 일차 EUS-GBD군 117명과 PTGBD 후 전환군 24명을 비교한 결과, 기술적 성공률은 각각 98.3%와 95.8%, 임상적 성공률은 95.7%와 91.7%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상반응과 담낭염 재발, 스텐트 개통기간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연구팀은 기존 PTGBD 배액관을 통해 생리식염수와 조영제를 주입해 담낭을 충분히 팽창시킨 뒤 EUS-GBD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초기에는 PTGBD가 필요했던 환자라도 적절히 선별하면 이후 내시경을 이용한 내부 배액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PTGBD 후 EUS-GBD 전환 치료와 일차 EUS-GBD의 임상 결과를 직접 비교한 다기관 연구로, 고위험 급성담낭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보다 유연한 단계적 치료 전략을 선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호승 교수는 “모든 고위험 급성담낭염 환자에게 처음부터 내시경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선 경피적 배액술로 환자를 안정시킨 뒤 EUS-GBD로 전환하는 단계적 접근도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재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치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환자의 전신 상태와 해부학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담낭배액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Clinical outcomes of primary versus conversion endoscopic ultrasound-guided gallbladder drainage after percutaneous drainage: a multicenter study’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Gastrointestinal Endoscop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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