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칠레 영부인과 환담…네루다부터 가족정책까지 공유

김정숙 여사가 29일 청와대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국빈 방한한 부인 세실리아 모렐 몬테스 여사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김정숙 여사는 29일 세실리아 모렐 칠레 대통령 부인과 칠레의 대표 시인 빠블로 네루다부터 양국의 복지 정책까지 다양한 주제를 놓고 환담을 나누며 양국간 우의를 다졌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50분가량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세실리아 모렐 칠레 대통령 부인과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놓고 화기애애한 환담을 나눴다”고 밝혔다. 모렐 여사는 지난 2012년에 이어 두번째로 방한했다.

김 여사는 “완연한 봄의 계절인 4월에 다시 한국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건넸고 모렐 여사는 이에 “꽃이 만개한 좋은 계절에 오게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판문점선언 1주년을 주제로 환담을 이어갔다. 김 여사는 “이틀 전 판문점선언 1주년이었는데 남과 북이 세계의 평화를 향해 걸음을 내딛은 날이었다. 세계의 지도자들이 평화를 응원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에 모렐 여사는 “작년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봤다.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한국인들의 기대와 염원을 잘 알고 있다”며 “하루 빨리 이산가족이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또 한국과 칠레간 활발한 문화 교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여사는 “오늘 국빈만찬에 테너 이명현 씨가 공연한다. 칠레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상도 받았는데 모렐 여사께서도 기억하시는지 궁금하다”며 “한국 사람들은 노래를 잘하고, 잘 즐기기도 한다.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입상도 하고, K-Pop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어 자부심도 느낀다. 가수 정훈희 씨도 예전에 칠레국제가요제에서 수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모렐 여사는 “음악에 대한 애정을 많이 들어 알고 있다”며 “칠레는 지리적으로 멀리 있는데 뛰어난 음악가들이 방문해 기쁘다. 계속 방문함으로써 현대적 음악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또 “우리 국민들은 일상에서 칠레를 자주 접한다. 칠레산 와인, 포도 등이 들어왔을 때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며 “칠레에서도 한국산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있을 텐데 경제적으로도 칠레와 매우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모렐 여사는 “칠레에서 한국이 중요한 무역 파트너”라며 “자연을 활용한 산업, 농업에서 나오는 제품, 예를 들면 포도 같은 경우에 한국에서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칠레의 시인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빠블로 네루다도 언급했다. 김 여사는 “한국과 칠레는 문학을 통해서도 결합력이 있는 것 같다. 빠블로 네루다의 시가 대표적”이라며 “암울했던 군사독재를 뚫고 일어난 민주화, 경제발전에 대한 노력, 환경을 살리기 위한 노력에 매우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모렐 여사는 “여사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환경 문제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아이들의 복지와 건강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한국의 발전에서 교육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듯이 교육에도 굉장히 관심을 갖고 살피고 있다. 칠레에서 빈곤층에 대해 신경을 쓰면서 정부에서도 다양한 가족들에 대해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와 모렐 여사는 자연스럽게 한국과 칠레의 가족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 여사는 “장애인, 어르신, 아이들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미혼모 가족 등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출생률도 급격히 저하되고 있고 고령화도 심화됐다. 어르신들의 질병 중에 치매는 온 가족이 함께 져야 하는 부담이 있어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치매 부모를 맡길 때 지원하는 서비스 등이다”라고 말했다.

모렐 여사 역시 “출생률 저하는 전세계적인 도전과제다. 칠레에서는 출산 휴가를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고, 출산 후에도 사회로 복직할 수 있도록 변화를 주고 있다”며 “고령화의 경우도 어머니들이 더 나이가 든 85세에서 95세가량의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문제도 있다.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복지시설에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렐 여사는 “이런 환담으로 한국과 정책적으로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감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