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투사 자기자본 3배 폭풍 성장…ROE는 글로벌 IB 반토막
금융위원회는 9일 오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10개 종투사 최고경영자(CEO)와 개최한 간담회에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증권업이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력을 갖춰 경제의 혁신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마련한 방안이다.
현재 국내 증권업은 외형 성장과 자금 공급 규모 확대에도 질적 경쟁력 면에선 글로벌 투자은행(IB) 대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투사는 2013년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육성시키겠다는 취지로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도입한 제도다. 이후 12년간 종투사의 자기자본은 22조원에서 66조원으로 3배 성장했다. 이 기간 글로벌 IB가 최고 60%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그러나 자기자본 대비 이익률(ROE)은 6.3%(2022~2024년)에 불과하다. 이 기간 글로벌 IB의 ROE는 10~15%를 기록했다. 아시아 시장 인수·합병(M&A)·채권·주식 주관사 순위에서도 한국은 50위권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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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투사가 적극적인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을 개편하고,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건전성·유동성 제도 개선을 추진한 배경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증권사는 상장기업으로서 밸류업을 선도할 필요가 있고,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도 한 단계 높여나가야 한다”며 “대내외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증권사가 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발행어음 조달액 25% 이상 모험자본에…부동산 30→10%로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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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종투사가 신용공여를 할 수 있는 분야를 현재 IB업무와 중소기업에서 기업 인수합병(M&A)과 재무구조 개선기업, 중견기업, 상생결제 등으로 확대했다.
또 모범자본 투자도 의무화했다. 현재 발행어음 조달액은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50% 이상, 부동산에 30% 이하를 운용하고 있으나 오는 2026년부터는 발행어음 조달액의 10%, 2027년 20%, 2028년부터는 25% 이상을 국내 모험자본에 투자해야 한다.
모험자본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주식 투자 △A등급 이하 채무증권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매입 △상생결제·벤처캐피탈(VC)·신사업기술금융사·하이일드 펀드 투자가 포함된다.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 한도는 축소된다. 현재 30%인 한도를 2026년에는 15%, 2027년에는 10%까지 점진적으로 줄인다.
IMA 증권사는 발행어음과 차별화를 위해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70% 이상을 투자해야 하고, 모험자본 25% 의무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단 부동산 자산 운용 규제는 곧바로 10%를 적용받는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파생결합상품의 건전성 규제 체계를 개선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종투사 CEO들은 제도개선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며, 제도개선 취지에 맞게끔 적극적인 모험자본 투자로 경제 혁신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IMA를 영위하는 8조원 종투사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도입한다. 본인 제재 이력과 사업계획 요건도 새롭게 신설된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방안에 맞춰 연내 시행령·규정을 개정하고, 기업신용공여 범위와 관련한 일부 법률 개정 사항은 하반기 중 법안 발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6월엔 증권사의 부동산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 강화를 위한 세부 방안과 종투사의 건전성 제도 개편 방향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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