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늦게 알아서 미안해”
50여개의 근조 화환이 14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 늘어섰다. 지난 10월 발생한 ‘16개월 영아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아이를 추모하는 한편 검찰에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하고자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화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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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14일 ‘16개월 영아 A양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 A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어머니 장모씨가 아동 학대 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로 기소돼야 한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남부지검 앞에서 ‘조화 퍼포먼스’를 벌였다고 밝혔다.
협회는 장씨를 살인죄로 기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도 이날 제출했다. 협회는 “국민은 단편적으로 아는 장씨의 행위만으로도 학대 치사 혐의로 기소된 걸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어린아이에게 가해진 끔찍하고 모진 고문과 학대는 ‘죽어도 상관없다’는 마음 없이는 할 수 없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들은 사망 당일 축 늘어져 심각한 상태의 아이를 아랫집이 울릴 정도로 폭력을 가했고, ‘아이가 밥을 먹지 않아서’란 가증스러운 변명으로 자신의 폭력을 변명하고 있다”면서 “장모씨는 반드시 살인죄로 기록돼야 하며, 살인죄로 처벌받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해당 청원에는 시민 3만884명이 서명했다.
아울러 협회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남부지검 인근에서 장씨에 대한 살인 혐의 적용을 요구하는 1인 시위 등을 벌일 방침이다. 한편,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6개월 입양아 학대 살인사건 가해자 부부의 신상 공개와 살인죄 혐의 적용으로 아동 학대의 강한 처벌 선례를 만들어주세요’란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에도 이날 기준 13만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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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검은 지난 9일 장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 학대 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장씨는 지난 6월부터 A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지난 10월 13일 A양 등 쪽에 강한 힘을 가해 A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또 아이 양아버지에 대해선 A양이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임한 혐의를 적용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학대 흔적은 끔찍했다. 부검 결과 A양은 소장과 대장, 췌장 등 장기가 손상돼 있었으며, 복강 내 출혈과 광범위한 후복막강 출혈로 말미암은 복부손상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A양 온몸엔 장기간 학대의 흔적으로 보이는 골절 흔적과 피하 출혈도 발견됐다.
앞서 A양은 지난 10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온몸에 멍이 든 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 A양은 당시 머리와 복부에 큰 상처가 있었으며, 이를 본 병원 관계자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양 양부모를 피의자로 입건한 뒤 학대 여부 등을 조사해 장씨를 지난달 아동 학대 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