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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한 운영한 명지재단…책임지고 물러나야”
28일 오후 명지대 학생들로 구성된 ‘명지등불 공동행동’(명지행동)은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에서 집회를 열고 “현 사태의 핵심적인 원인은 명지재단의 비리와 방만한 운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재학생 300여 명이 참여했다.
앞서 법조계에 따르면 학교법인 명지학원은 4억 3000만원의 빚을 갚지 않아 채권자로부터 파산신청을 당했다. 앞서 명지학원은 2004년 명지대 용인캠퍼스 안에 실버타운을 분양·임대하면서 골프장을 조성하겠다고 광고했다. 그러나 분양 당시 골프장 건설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고 3년 뒤에야 도시관리계획 변경 신청을 했지만 용인시로부터 반려처분을 받았다. 분양피해자 33명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192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 중 이번 파산신고를 한 김모씨는 채권자 33명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명지행동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학교의 이미지는 크게 실추되었고, 학생들은 명지학원의 오랜 기간 누적되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에 대하여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파산신청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발언에 나선 손재범 학생은 “유영구 전 이사장 시절부터 이어져 온 방만 경연으로 재정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유 전 이사장이 징역 선고를 받은 이후, 총장으로 그의 동생(유병진 총장)이 이사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재정상황은 더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011년 배임·횡령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지난해 감사 결과 명지학원은 자산보다 부채가 300여억원 많은 자본잠식 상태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이날 재단의 퇴출과 총장직선제도 요구했다. 명지행동은 “유씨 일가와 측근들이 비리를 저질렀고,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제대로 된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아 지금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비리재단 규탄한다’·‘명지학원 물러가라’·‘유씨일가 몰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아울러 학생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학생들은 문제의식을 갖고 변화를 선도해야 할 입장”이라며 “총장 직선제가 쉽진 않겠지만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명지대 “폐교 안 돼”…재학생 “여기가 학교냐? 학원이냐?”
한편 명지대는 파산신청이 폐교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명지대는 총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학교법인 명지학원과 채권자 개인 간의 문제로, 명지대 존립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사립학교법에 따라 법인의 회계와 학교의 회계는 엄격하게 분리돼 있다. 명지학원의 회계는 학교와 무관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지대는 재산권을 보호받고 있다”며 “구성원 여러분들께서도 동요치 마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명지대 관계자는 “4억 때문에 몇십년된 학교가 폐교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양쪽 간의 원만한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불안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치외교학과 18학번 송민석씨는 “이 모든 책임은 아무런 잘못 없는 우리 명지대 학생들이 뒤집어썼다”며 “명지학원 파산위기에 학생들보고 가만 있으라고 한다. 재산을 다 팔아도 원래 있는 빚조차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너무 화난다”고 말했다.
행정학과 14학번 정승훈씨도 “저희가 다니는 여기가 학교인가요? 학원인가요? 저희는 중고등학교때 돈 내고 좋은 점수 따려는 학원이 아니라 대학 다니고 있다”며 “소수의 몇 사람 때문에 전국에 비리재단이라는 오명을 입게 되는 것을 두고 가만히 있어야 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