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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막으니 청계천으로…"시민의식 보이자" 자성 목소리

공지유 기자I 2020.09.10 17:13:13

한강공원 일부 통제되자 시민들 청계천 등으로 모여
"확산 진정하려면 시민의식 보여야"…방역 준수 활동도
전문가 "전체 통제 불가능…자발적 거리두기가 중요"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방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강공원 일부를 통제했지만 서울 시내에서는 여전히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 통제만으로 모든 감염 위험을 막을 수 없다며 스스로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는 자성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주요 밀집지역을 통제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서울시는 지난 8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뚝섬·반포 등 한강공원 내 밀집지역에 대한 출입통제조치를 시행했다.(사진=공지유 기자)
9일 오후 8시, 이데일리가 찾은 여의도 한강공원은 서울시의 통제 조치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일부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 외에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모여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 8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뚝섬·반포 등 일부 한강공원 내 출입통제 조치를 시행했다.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며 프랜차이즈 카페·식당 등에 집합제한 명령을 내리자 한강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현장에서 만난 김모(62)씨는 “산책을 하러 한강공원을 자주 지나다니는데 통제조치 전날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없는 것처럼 사람들로 꽉 찼다”며 “조치를 하니 안심이 되지만 또 다른 곳으로 몰리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통제되지 않은 시내 공원에 모여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보였다. 10일 오후 청계천 인근에서는 나들이를 즐기는 시민으로 북적였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일행들과 음료나 음식을 나눠 먹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우려는 크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정모(29)씨는 “정부가 모든 곳을 통제할 수도 없는데 ‘여기는 통제 안 됐으니 괜찮다’는 식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걸 보면 답답하다”며 “계속되는 거리두기 강화로 모두가 지쳤는데, 이제 시민들이 나서서 방역을 실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직접 거리로 나가 방역 수칙 준수를 권하는 시민도 있었다. 문학평론가 장은정(37)씨는 지난 5일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전단지 30여장을 출력해 여의도 한강공원에 모여 음식을 나눠 먹는 이들에게 배포했다. 장씨는 “출력물을 받은 이들 대부분이 당황한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는 취지에 공감했다”며 “사람들의 답답함은 이해하지만 자신의 행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시민의식을 실천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학평론가 장은정(37)씨는 한강공원 통제조치가 시행되기 전인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자신과 타인을 보호하는 시민성을 지켜달라’며 방역 수칙 준수를 권고하는 출력물을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장씨는 “상황이 다시 심각해질 경우 다시 벽보 부착 등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독자 제공)
방역당국과 지자체 역시 방역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나섰다. 신용목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8일 “이번 대책을 통해 한강공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상태로 취식과 음주를 하는 행위를 줄이고자 한다”면서 “일상의 불편과 고통이 있더라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통해 적극 협조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강공원을 전부 통제한다 하더라도 어딘가에서는 풍선효과가 생길 텐데 사회 전체를 틀어막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정부의 통제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결국 시민들이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음주를 하거나 음식을 먹는 걸 자제하고 한강공원에서는 산책 정도만 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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