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3권 확실히 보장” 이재용,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김종호 기자I 2020.05.06 15:56:47

6일 오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서 기자회견 열어
경영권 승계 논란·노조 와해 문제 등 직접 사과
"노사 관계 법령 철저히 준수..노사 화합·상생 도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앞서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 최고 경영진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준법의제로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 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강구해 이 부회장이 국민들 앞에서 발표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경영권 승계 논란에 대해 사과한 뒤 그간 회사가 유지해온 무노조 경영에 변화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최근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이 재판을 받고 있다”며 “책임을 통감한다. 그간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노사 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 노사 화합과 상생을 도모해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은 앞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에 대해 그룹 총수인 이 부회장이 직접 사과하라고 권고하면서 이뤄졌다. 이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함에 따라 향후 삼성 계열사 내 공식 노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임직원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은 자녀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 오래 전부터 마음에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기 주저해왔다”며 “경영 환경도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제 자신이 평가받기도 전에 제 이후 승계를 언급한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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