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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과정은 마치 영화나 뮤지컬에 나올 법한 이야기 같다. 최나혜는 서울예대 연기과 졸업 후 약 3년간 F&B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내다가 못다 이룬 꿈을 위해 퇴사라는 중대 결정을 내리고 오디션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9전 10기 끝 뮤지컬 주연 발탁이라는 감격의 순간과 맞이했다.
최근 국립정동극장 세실 인근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최나혜는 “3차 오디션이 끝난 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한동안 멍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고 ‘리히터’와 처음 만난 순간을 돌아봤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다 보니 대학 졸업 후 직접 생계를 책임져야 했어요. 처음에는 ‘1년만 돈을 모아서 데뷔 준비에 몰두해야지’ 하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기획 팀장이라는 중요 업무를 맡게 되면서 쉽게 직장을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 됐죠. 책임감이 강한 편이라 결국 서브 브랜드 론칭 업무까지 마무리한 뒤 퇴사를 했습니다.”
최나혜는 처음 입학했던 대학에서 실용음악학과를 전공한 뒤 연기를 더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스물다섯 살 때 서울예대 연기과에 다시 진학했을 정도로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그는 “솔직히 직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난 이후 다시 연기에 도전하는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어 살짝 흔들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대로 간절히 꿈꿨던 연기를 제대로 못 해보고 그만두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과감히 결단을 내리고 퇴사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보컬과 연기 레슨은 꾸준히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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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혜는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얼어붙었던 두 사람의 관계가 점점 녹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사랑을 하면서 겪는 모든 순간이 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라고 ‘리히터’를 소개했다.
‘리히터’는 머지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남극과 서울, 환상과 실제를 교차하며 본질적인 사랑의 의미를 탐구하는 SF물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기억을 물질화시키는 운석 ‘리히터’를 통해 과거의 혜인이 성진의 눈앞에 나타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최나혜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연출 장면이 많다. 해석하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 ‘N차 관람’을 추천한다”며 미소 지었다.
자신이 연기하는 혜인에 대해선 “당차고, 정의롭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주저함이 없는, 그러면서도 성진을 너무나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나혜는 “성진과 가장 뜨겁게 사랑했던 5년여 전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설정에 맞춰 혜인을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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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대사가 많은 작품인데 어떤 삶을 살아왔느냐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과 깊이 와닿는 부분이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리히터’의 가장 큰 매력 지점이죠. 많은 관객이 ‘리히터’를 통해 뜨겁게 사랑했고, 사랑받았던 기억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해요.”
최나혜는 ‘리히터’로 오는 25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리히터’를 끝낸 뒤에는 뮤지컬 ‘던 터치’ 일원으로 일본에서 열리는 쇼케이스에 참여할 예정이다. 책임감과 끈기, 맑은 음색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은 최나혜는 “30대에 데뷔하게 된 만큼 독하게 마음먹고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라며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을 접하는 대중과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