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부회장과 방문해 방장 스님에게 선물
김정희 친필 책자 초고화질 촬영해 제작
"가상과 현실 결합한 박물관 시대 올 것"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해인사·통도사를 잇달아 방문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추사 김정희 선생의 친필 책자를 바탕으로 만든 ‘디지털 반야심경’을 해인사에 선물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모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지난 1일 경남 합천군 해인사를 찾아 방장스님 퇴설당에서 차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해인사 제공) |
|
4일 재계와 BTN 불교TV 등에 따르면 홍 전 관장은 지난 1일 해인사를 방문해 방장 스님에게 삼배를 올린 뒤 작년 12월 고(故) 이건희 회장의 49재를 봉행해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며 디지털로 제작된 반야심경을 선물했다. 이는 추사 김정희가 직접 쓴 반야심경을 초고화질로 촬영해 만든 디지털 책이다. 홍 전 관장은 이 자리에서 “불교문화를 바탕으로 가상과 현실을 결합한 또 하나의 박물관 시대가 올 것”이라며 메타버스(Metaverse)를 언급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온라인 등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업무나 놀이를 하는 등 실제 현실과 유사한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을 하는 개념이다.
지난달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1년7개월 만에 재개관한 리움미술관은 삼성그룹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메타버스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메타리움(meta. LEEUM)’이라는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하기도 했다.
홍 전 관장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해서 학예사들이 ‘이런 전시를 하겠다’ 하고 좋은 전시를 꾸미려면 얼마든지 꾸밀 수 있다”며 “이제 가상공간이 생기면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기만 해도 그 속에서 리움 컬렉션을 다 볼 수 있는 세상이 온다. 메타버스라고 그러는데, 내 것 네 것이 없는 세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방장 스님은 “모든 것이 둘이 아니고 하나로 돼 있다. 앞으로 과학이 모두 현대식으로 공유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불교의 ‘동체대비’ 사상을 언급하며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