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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라이야" 막말에 협박도…참 나쁜 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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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욱 기자I 2016.01.19 19:31:07

변협, 첫 검사 평가제 시행 결과 발표
막말검사 사례 적잖아…"검사 무서워 죽고 싶었다"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빼고 불리한 증거로만 기소
미담사례도…"검사 배려에 자백하고 눈물 선처"
참여인원 저조하고 평가 주관적 한계 남겨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변호사가 다가가자 검사가 ‘메르스에 감염될 수 있으니 가까이 오지 말라’며 코를 풀었어요. 피고인을 변호하는 변호사에게 ‘쇼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검사가 ‘거짓말하면 후회하도록 하겠다. 나는 또라이다. 검찰에 들어오는 것은 자유지만 나가는 것은 맘대로 안된다. 나를 막으려면 검찰총장을 동원하라’며 협박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가 19일 공개한 검사평가 자료집에 실린 검사들의 백태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검사평가제에 참여한 변호사들은 수사 과정에서 인격 모독 발언과 태도, 먼지털이 수사, 불성실한 사건처리 등 검사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미담도 적지 않았으나 부적절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평가는 설문참여률 저조 등 등 한계도 남겼다.

부적절 언행 백태..증인 “검사 무서워 죽고 싶어”

변호사가 뽑은 나쁜 검사는 ‘막말 검사’가 가장 많았다. 한 변호사는 피의자 신분인 의뢰인에게 조언을 하려고 하자 검사가 “대신 처벌받을 거 아니면 조용하라”고 저지했다고 전했다. 재판에 나온 증인에게 “(질문을) 이해할 수준이 안되나”, “당신은 모르잖아”라고 모욕하기도 했다.

법정에 선 한 증인은 “(검사가) 그렇게 무섭게 하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다”고 변호사에게 하소연 하기도 했다. 이밖에 피의자를 포박하거나 수갑을 채운 상태로 검찰 조사가 이뤄졌고 형사사건 제보자를 법정에 증인으로 불러서 피고인과 대질시키는 바람에 신원을 노출하는 등 인권 침해 사례도 많았다.

부적절한 수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 당사자는 수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자 담당 검사가 해당 사건과 관련없는 별건 수사 내용을 언급하며 회유·압박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피의 사실을 언론에 알려 수사 여건을 유리하게 만든 뒤 압수수색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검사도 있었다.

검사의 직무능력을 의심케 하는 사건도 있었다. 자신 소유의 자동차를 몰고 가던 운전자를 절도죄로 기소하는가 하면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횡령사건을 약식명령했다가 정식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자신이 무혐의로 처분한 사건에 기소명령이 내려지자 무죄를 구형하고 고소가 취하돼 공소권이 없는 친고죄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처분하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변호사는 “검사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고 하지 않고 피의자의 유죄를 인정받기 위해 일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검사 배려에 눈물 흘리며 범행 자백도

검사들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뒤죽박죽이고 의미가 모호한 피의자의 진술을 정리하고자 수차례 유사한 질문을 반복해서 의미를 명확하게 바로잡은 검사도 있었다. 세무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밝히지 못했던 억울함을 검찰에서 들어준 게 인상에 남았다는 당사자도 있었다.

‘회사의 영업비밀이 사건의 쟁점이 된 형사사건에서 비밀유지를 위해서 비공개 재판을 요청하는 데서 배려를 느꼈다’, ‘집행유예 상태에서 다시 기소될 처지에 놓인 피의자가 검사의 배려에 감명받아 눈물을 흘리고 범행을 자백했다’는 미담도 있었다.

변협은 검사들의 수사 실태를 바탕으로 우수 검사를 선정하고 이들의 실명을 공개했다. 수사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소속 변수량 검사가 1위, 차상우, 최인상, 장려미, 김정환 검사가 2~5위에 선정됐다.

공판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채필규 검사가 1위를 차지했다. 이달 초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에서 청주지검으로 자리를 옮긴 박하영 검사를 비롯해 서울중앙지검 추창현, 김영오, 서울서부지검 오선희 검사가 2∼5위에 올랐다.

설문참여 저조하고 주관적 평가 한계

검사평가는 한계도 남겼다. 전국 개업변호사 1만7324명 가운데 설문에 참가한 변호사는 650명에 그쳤다. 그나마 접수된 설문 총 1410건 가운데 중복응답이 상당했다. 이 가운데 서울지역 변호사가 438명(1079건)을 차지해 지방에 대한 평가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우수검사 모두가 서울지역 검찰청 소속인 것은 이 때문이다.

객관성을 의심할 평가도 있었다. 예컨대 ‘검사가 수사관을 통해 선임을 알선하는 듯하다’, ‘사건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능할 뿐 아니라 정의감이 없다’는 등 추측이나 평가에서 비롯한 주관적 내용이었다.

재판에서 검사와 이해관계가 정반대인 변호사가 검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부장이나 부장 등 중간 간부급 이상 검사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한계다. 수사나 공판 담당은 일선 평검사가 맡기 때문이다.

익명의 한 검사는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는 사건에서는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더라도 불만을 품는 쪽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 사건의 관련자가 내린 평가가 공정한지 의문”이라며 “이렇게 검찰을 압박하면 업무의 공정성이 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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