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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점은 금리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등급인데, 올해 들어 공모채 조달을 마친 AA급 발행사 모두를 통틀어 최저금리를 기록하면서다. 3년물 2.843%, 5년물 2.927%로 2%대에서 조달 마쳤는데 이는 AAA급 발행사의 조달금리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월에도 3년물과 5년물 공모채를 조달한 바 있다. 당시 조달금리가 3.861%, 3.953%인 점을 감안했을 때 불과 1년 여만에 금융비용을 10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이상 절감한 셈이다.
침체된 유통업황이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투심이 양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영진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업황 변동 등에 따라 단기적인 수익성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나, 견조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력 등을 바탕으로 우수한 차입부담능력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CJ대한통운(AA-)도 지난 15일 수요예측에서 조단위 자금 모으며 흥행했다. CJ대한통운은 총 2500억원 모집에 1조37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2년물 500억원, 3년물 2400억원, 5년물 1100억원 등 총 4000억원으로 오는 23일 증액 발행을 앞두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bp~+3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2년물 -1bp, 3년물 +3bp, 5년물 +4bp에서 발행 금리를 확정했다. 이날 기준 CJ대한통운의 3사 평균 민평 금리가 2.7~2.8%인 점을 감안했을 때 2%대 후반~3%대 초반에서 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1월 신종자본증권을 총 2500억원 규모로 4.881%, 5.078%에서 조달하기도 했다. 반년 사이 조달 비용을 크게 줄였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은 대표적으로 동일 등급 민평보다 민평 금리가 낮아 안정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며 “시장금리가 이미 많이 내려간데다 민평 금리가 낮아 오버 발행으로 보이지만, 조달금리를 봤을 때 수요예측은 흥행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시장에서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크레딧 채권의 캐리 투자 매력(금리 투자)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박경민 D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물가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경기 하방 압력과 금융시장 불안이 반영되면서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채권자산의 레벨 눈높이가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국고채 금리가 하락해 크레딧 채권의 상대금리 메리트가 회복되고 나면 캐리 수요가 재차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