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대법관 "정치 사법화, 사법 불신으로…정치적 중립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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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현 기자I 2026.03.03 11:17:06

노태악 대법관,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퇴임식
"끊임없는 자기반성·공정 재판 통해 신뢰 얻어야"

[이데일리 성가현 기자] 노태악 대법관이 3일 퇴임식에서 양극화된 사회에서 ‘정치의 사법화’는 사법 불신을 가져올 수 있다며 오늘날 특히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안을 사법부로 가져오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태악 대법관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본인의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노태악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정치의 사법화는 지금처럼 양극화된 사회에서 결국은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며 “사법의 결론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어느 한쪽의 비난과 공격을 피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가운데서도 법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야 한다”며 “사명감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법 본연의 역할과 책무에 집중하고 신뢰와 지혜를 모은다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사법부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디지털 전환 시대 속 AI의 발달에 관해선 “머지않아 인공일반지능(AGI)이 등장하고 이른바 특이점을 넘는 지점에서 인류는 인공지능과 동반자적인 관계를 새로 설정해야 할지 모른다”며 “의식과 감정도 기술의 영역으로 들어간다고 하면, 판단작용을 통한 사법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정의돼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사법의 중심에는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한 법관의 통찰력이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법관은 사법부의 근간을 ‘사법권 독립’과 ‘국민 신뢰’으로 꼽았다. 그는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법관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나 혜택은 더욱 아니다”라며 “오직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법치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해 궁극에는 국민의 법적 평화와 행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를 추구한다고 해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함께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때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법관이 이날 퇴임하며 대법관 공백이 현실화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대법원 출근길에서 후임 대법관 제청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청와대와) 협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법원 측에서 일방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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