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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동 연구위원은 신용보험 수요에 비해 판매가 부진한 배경엔 제도적, 인식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간 국내에서 판매된 신용보험의 수입보험료는 92억원에 불과하다. 국내 신용생명보험 잠재 수요 추정치인 1800억원(수입보험료 기준)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신용생명보험 시장 통계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1800억원의 잠재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은행 대출 창구에서 신용보험의 가입 권유를 전면적으로 허용하지는 못하더라도 제한적인 규제 완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규제 형평성’ 측면에서도 판매 활로가 넓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내에는 2003년 방카슈랑스 시행으로 은행 등을 통해 보험상품들의 판매가 허용돼 있다. 그러나 은행 대출창구에서 신용생명보험을 권유하는 행위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제20조 불공정영업행위의 금지’에 따라 제한돼왔다. 반면 신용카드와 자동차 할부금융, 금융중개 플랫폼을 통한 신용보험 판매는 은행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또 보험업법 제98조 특별이익의 제공 금지에 따라 은행이 신용생명보험 가입 고객에게 우대금리나 대출한도 확대와 같은 혜택을 제공할 경우 특별이익제공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토론 참석자들은 가계부채 급증에 신용보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제도적 뒷받침뿐 아니라 금융소비자의 권익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신용보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윤민섭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상품의 설계뿐만 아니라 판매 과정에서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어떻게 보호할지가 활성화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며 “설명의무를 강화해 그래프나 그림 등으로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자료를 만드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최석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금소법에 따른 일명 꺾기 규제와 보험업법에 따른 방카슈랑스 규제 등으로 신용보험 시장 활성화에 브레이크가 걸려 있는 상황”이라며 “신용보험 활성화를 위한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있는데,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신용보험 이점 등을 은행에서 설명할 수 있어 금융소비자 선택권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