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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번 조사는 곽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을 받은 이유로 산재위로금 성격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시작됐다. 화천대유는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산재를 단 한 건도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73조 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산재로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을 입거나 질병에 걸린 사람이 발생한 경우, 산재 발생일로부터 1개월 내에 산업재해조사표를 작성해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에 고용부는 지난 1일 화천대유에 산재조사표를 제출하라고 통지했다. 그러나 제출기한인 지난 15일까지도 끝내 산재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 18일 고용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있는 화천대유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성남지청서 매일 같이 현장 조사를 하고, 사업주에 대한 출석요구도 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직원 건강검진 자료 등 관계부처 기관을 통해 산재 징표가 있는지 확인하는 조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당이득금 환수내역 등 이제까지의 산재 미보고 조사 중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한 조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용부는 이번 조사가 일반적인 산재 미보고 조사와는 달라 어려움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산재 미보고 조사는 발생한 산재를 은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현재 화천대유 내에서는 산재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화천대유의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산재 발생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는 지난달 서울 용산경찰서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했던 곽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것이 대가성이 아니냐는 질문에 “곽 의원 아들이 산재를 입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지난 10일에도 “그 분 나름대로 저희 일을 하면서 재해를 입었다”며 “(일반적으로) 어떤 평가보다 많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저희 회사에서 기초적인 절차와 원칙으로 여러 가지 정상적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곽 의원의 아들도 입장문을 통해 거액의 퇴직금을 받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산재를 꼽았다. 그는 “2018년부터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침이 끊이지 않고, 이명이 들렸으며,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이 생겼다. 증상이 계속 악화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점차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성과급과 위로금을 이렇게 많이 책정받은 것은 업무 과중으로 인한 건강 악화에 대한 위로”라고 주장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수사기관에서 뇌물 수사도 진행되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돈의 성격이 먼저 밝혀질 수 있다”며 “산재 여부의 결론이 나려면 당사자 확인 등도 필요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산재 발생 여부의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