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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는 진단 강국이라더니…“이러다 검사주권 중국에 뺏긴다”[안치영의 메디컬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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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기자I 2026.09.29 13: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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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검체검사비 인하 추진에 학계 반발
중국 진단업체, 한국 시장 진출 움직임
“국내 산업 위축돼 검사주권 흔들릴 것”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코로나19 때 전 세계에 진단키트를 수출했던 우리나라가 병원에서 매일 사용하는 검사 장비 및 시약은 중국 업체에 내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한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가운데 정부의 검체검사비 인하가 국내 진단산업의 설 자리마저 좁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챗GPT로 생성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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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따르면 정부는 혈액이나 소변 등 환자에게서 채취한 검체를 분석하는 검사에 지급하는 건강보험 수가조정을 추진 중이다. 학회는 정부 조정안이 검사에 드는 비용과 전문의의 역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수정 의견을 전달했다.

수가 논란의 핵심은 정부가 제시한 ‘검체검사 원가보전율 190%’다. 검사에 100원이 든다고 계산했을 때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검사비가 190원이라는 뜻이다. 정부는 현재 지급하는 검사비가 비용대비 많다는 입장이다.

신명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검체검사 원가에는 검사 장비와 시약을 구입하는 비용, 검사 인력의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며 “글로벌 기업이 장비와 시약을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공급하면서 이 비용이 실제보다 낮게 잡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사 원가가 낮게 계산되면 현재의 검사비가 실제보다 후하게 책정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글로벌 기업은 이미 다른 시장에서 투자비를 회수한 제품을 한국에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이 새 제품을 만들어도 가격 경쟁을 견디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정부의 원가보전율 산정에 검사를 전문적으로 맡아 수행하는 수탁기관의 회계 자료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근거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정보공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비공개 결정을 다투는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진단검사의학계는 ‘검사주권’을 화두로 꺼냈다. 해외 업체의 낮은 공급 가격을 기준으로 검사비까지 내리면 국내 기업은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도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다. 검사 장비와 시약을 해외 업체에 의존하는 구조가 굳어지면 국내에서 필요한 제품을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역량도 약해질 수 있다.

중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오는 10월 열리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학술대회에 중국 업체들이 국내 지사나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시 참가를 타진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중국의 진단기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국내 의료시장을 잠식할 것을 우려했다.

신 이사장은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성공이 국내 진단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병원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혈액·생화학 검사 장비와 시약 시장에서는 국내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업체가 기술력이 없는 게 아니라 만들어도 장사가 안 되는 게 문제”라며 낮은 공급 가격과 검사비가 국내 기업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사비의 지속 하향조치는 검사기관의 품질관리 뿐만 아니라 국내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에 부담을 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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