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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간학회는 최근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만성B형간염 치료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신장기능감소·골대사질환이 있거나 위험이 높은 경우와 비리어드(길리어드)를 쓰던 환자가 신장기능이나 골밀도가 떨어지거나 떨어질 위험이 있으면 베시보·바라크루드(BMS)·베믈리디(길리어드)를 쓸 수 있다.
기존에는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만 1차 치료제였다. 바라크루드는 40~50%에 머물던 치료 성공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B형간염을 불치병에서 ‘관리 질환’으로 개념을 바꾼 약이다. 비리어드는 임상시험에서 내성환자가 한 명도 없었을 만큼 막강한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비리어드를 오랜 기간 썼을 때 신장기능 저하나 골밀도 감소가 보고됐다. 베시보는 임상시험에서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고 베믈리디는 비리어드와 같은 성분이지만 함량을 10%로 줄여 부작용을 해결했다.
베시보는 일동제약이 2012년 LG화학(051910)으로부터 개발권을 확보해 임상시험을 거쳐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신약 28호로 허가를 받았다. 일동제약으로서는 1호 신약이다. 이번 가이드라인 변경은 일동제약 입장에서는 전문가들이 베시보의 효과를 인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효과 등을 검토해 전문가들이 1차 치료제로 써도 무리가 없다고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로부터 1차 치료제로 인정을 받은 만큼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품과 동등한 효과를 인정받았으면서도 경쟁약 대비 저렴하기 때문에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형간염은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 그래서 다른 질환 치료제들보다 경제성이 중요하다. 베시보는 1위 품목인 비리어드보다 30% 정도 싸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의약품 통계전문 유비스트에 따르면 베시보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억 6140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비리어드는 1170억원을, 바라크루드는 536억 7300만원을 올렸다. 베시보와 함께 1차 치료제에 포함된 베믈리디는 20억원의 매출을 냈다. 여전히 격차는 크지만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편의성이나 적용질환 확대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베시보는 복수와 황달 등의 증상이 있는 비대상성 간경변증에는 허가를 받지 못했다. 또 베시보를 쓰면 필수아미노산 중 하나인 카르니틴 수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는 약(L-카르니틴)을 함께 먹어야 한다. 다른 약을 쓰다 내성이 생겼을 때에도 아직은 베시보로 대체할 수 없다. 내성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연구결과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치료영역 확대를 위한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의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