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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벽에도 ‘12조 몸값’ 유니트리…K휴머노이드도 양산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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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빈 기자I 2026.08.10 15: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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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매출 1년 새 급성장
부품 내재화·저가 전략으로 흑자
美 규제에 차세대 제품 불확실성
韓 제조 기반 활용한 추격 본격화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춤추고 격투기를 선보이며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중국 휴머노이드 업체 유니트리가 자본시장 평가대에 오른다. 연구실과 전시장에서 성능을 겨루던 휴머노이드 경쟁의 무게중심도 생산량과 매출, 수익성을 따지는 산업화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유니트리는 10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에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는 주당 150.8위안(약 3만1660원)으로 확정됐다. 신주 4044만6434주를 발행해 약 61억위안을 조달하며, 상장 시 예상 시가총액은 약 610억위안(약 12조8000억원)에 달한다.

옴디아 202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왼쪽)과 유니트리 IPO 주요 내용 정리 (사진=AI 생성 이미지)
옴디아 202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왼쪽)과 유니트리 IPO 주요 내용 정리 (사진=AI 생성 이미지)
시장 기대는 상당하다. 공모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19배 수준으로 비교 업종 평균을 크게 웃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7억위안으로 전년보다 4배 이상 늘었고 휴머노이드 매출은 8억6780만위안으로 사족보행 로봇을 제치고 최대 사업으로 올라섰다.

유니트리의 강점으로는 핵심 부품 내재화와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 등을 직접 개발해 원가를 낮추고 보급형 제품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해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출하량을 4200대로 추산했다.

국내 증권가도 이번 상장을 휴머노이드 업계 몸값 지표로 보고 있다. 아직 피규어AI와 1X 등 주요 미국 기업들이 비상장 상태인 만큼 유니트리의 상장 후 주가와 실적이 글로벌 휴머노이드 기업들의 몸값을 가늠하는 비교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상장을 앞두고 미국발 변수도 등장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미국 밖에서 생산된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등 첨단 로봇의 신규 장비 인증을 제한했다. 기존 인증 제품은 계속 판매할 수 있지만 후속 모델은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유니트리는 해외 매출 비중이 40%를 웃돌고 미국 매출도 전체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당장 실적에 큰 타격이 발생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제품 세대교체가 진행될수록 미국 규제가 중장기 성장성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업체들이 추격할 여지는 있다. 가장 큰 강점은 제조 기반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산업용 로봇은 1220대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자동차·전자·반도체 등 자동화 수준이 높은 생산현장을 갖춘 만큼 휴머노이드를 실제 공정에 투입해 작업 데이터를 쌓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평가다.

위로보틱스 휴머노이드 ‘알렉스’가 리얼월드의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RFM) 기술을 적용해 마우스를 집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리얼월드)
위로보틱스 휴머노이드 ‘알렉스’가 리얼월드의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RFM) 기술을 적용해 마우스를 집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리얼월드)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도 기회 요인이다. 미국이 중국산 로봇의 안보 위험을 경계하면서 미국 로봇업체들이 중국 밖에서 액추에이터와 정밀부품 공급처를 찾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업체들이 이미 미국 휴머노이드 기업들의 공급망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연구원도 중국이 가격과 공급망에서는 앞서지만 한국은 소부장 기술력과 공정 노하우에서 질적 경쟁력이 있다며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과 틈새시장에서 차별화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국내 업체들도 휴머노이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제조·물류 현장에 투입할 산업용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로보티즈는 휴머노이드 ‘AI 사피엔스 K1’과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로봇손을 함께 개발하며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스타트업들도 초기 판매에 나섰다. 위로보틱스는 95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연내 휴머노이드 ‘알렉스’ 연구용 플랫폼 공급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로브로스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이그리스-C’를 36대 생산해 18대 판매계약을 확보했다.

정부도 액추에이터·로봇손·센서 등 핵심 부품과 산업별 휴머노이드 개발을 지원하며 초기 시장 확대에 나섰다. 향후 경쟁력은 로봇을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데이터를 축적해 AI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요 기반 응용 생태계 조성과 정책지원을 강화하고, 반도체·장비 등 기존 제조경쟁력에 집중해 K-로봇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미·중 공급망 재편 속 미국과의 제조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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