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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철강 관세…이번엔 캐나다·멕시코·브라질이 中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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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I 2025.09.26 16:45:41

미국과 무역협상 통해 관세 부담 완화 모색
자국 시장 위협 중국산 저가 철강 차단 목적도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철강 수입품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멕시코·브라질·캐나다가 잇따라 중국산 철강에 맞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세 나라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관세 부담 완화를 모색하는 동시에 자국 시장을 위협하는 중국산 저가 철강 유입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노동자들의 박수갈채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8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철강 수입과 관련된 ‘무역확장법 232조(Proclamation)’에 서명한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멕시코는 최근 자국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수입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멕시코 정부에서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경제부 장관 연설문 속기록과 정책 설명 자료를 보면 멕시코 정부는 국가 경제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17개 전략적 분야에서 1463개 품목을 선정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치의 관세를 차등해 부과할 예정이다. 17개 전략적 분야에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플라스틱, 가전, 섬유, 가구 등이 들어가 있다. 이들 분야에 속하는 1463개 품목에 대해서는 현재 0∼35%대 관세율을 최대 50%까지 상향할 예정이라고 멕시코 정부는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특히 자동차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입 경차에 50%의 관세를 매긴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철강을 포함한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50%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캐나다도 중국산 철강에 25% 관세와 수입쿼터 규제를 강화했다. 브라질에서는 철강 생산업체들이 정부에 덤핑 방지 관세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중국도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멕시코의 조치에 대한 무역 및 투자 장벽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는 6개월 이내에 끝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 3개월까지 연장될 수 있다.

세 국가가 나란히 중국산 철강 수입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은 미국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과 무역협상을 매끄럽게 진행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값싼 중국산 제품이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는 한편 미주 지역 이웃 국가들에도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는 각국의 철강 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 인구조사국 데이터에 따르면 7월 캐나다와 브라질산 철강의 대미 수출량은 각각 45%, 27% 급감했다. 멕시코의 대미 수출은 재고 영향으로 50% 증가했으나, 하반기부터는 충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멕시코 7대 철강업체는 상반기에만 약 7억5000만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취소했으며, 최소 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멕시코의 철강 수요는 같은 기간 동안 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멕시코 철강산업협회는 전했다.

브라질 철강사 게르다우는 멕시코 신규 제철소 6억 달러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캐나다의 알고마 스틸은 대미 사업을 접고 정부에 5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산 범람을 막기 위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무역 방어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브라질에서는 중국산 철강이 전체 수입의 65%를 차지하며 이미 시장 점유율 3분의 1을 잃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캐나다는 군수·인프라·주택 프로젝트에 자국산 철강 사용을 의무화하고, 1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그러나 산업 재편 압박은 거세지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사업 구조조정과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가 단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미주 전역과 글로벌 공급망에는 심각한 파급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일부 미국 철강 수요처들은 기존 재고를 활용해 공급 축소의 충격을 완화하거나 관세 부과 이전에 체결된 계약 덕분에 수익을 내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가격 인상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미주 국가들이 자국 시장 방어를 위해 중국을 겨냥한 보호무역 장벽을 강화하면서 무역 질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남미 최대 철강사인 게르다우의 요한 피터 회장은 지난 8월 상파울루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브라질의 철강 부문이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현재 66%에서 생산력이 추가로 감소하면 일자리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가 중국이나 브라질 중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라고 짚었다.

억만장자이자 미국 제클먼 인더스트리스의 배리 제클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미국의 무역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캐나다 제철소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며 “현재 부과되고 있는 관세 수준으로는 캐나다 제철소들이 버틸 수 없다으며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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