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동사태 얼마나 지속되는지 중요...통화정책 더 신중”[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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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6.03.12 13:28:08

2026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
국채 금리 급등에 단순매입...시장 심리 위축 우려
유가 상승에 물가 압력 확대...수요 압력은 제한적
공급발 인플레도 장기화 땐 통화정책 대응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확대되면서 한국은행이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번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가 물가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며, 상황 전개를 지켜보며 정책 판단을 하겠다고 했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년 3월) 기자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이지은 경기동향팀장, 김병국 정책기획부장, 박종우 부총재보, 최창호 통화정책국장, 박주하 정책협력팀장, 유재현 국제기획부장. (사진=한국은행)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중동 사태 관련) 현시점에서 워낙 전개 상황이 불확실성이 높아서 시나리오 잡기가 굉장히 어렵다”라며 “성장과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리가 금융시장 가격 변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체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통화정책 방향 때까지 면밀히 점검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금리 결정 등은 이번보다 훨씬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서는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둔화해 왔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올해 수요와 공급, 정책 측면에서 여러 위협을 마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했는데, 전쟁이 길어지며 중동 지역 및 국제 유가 불안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이에 대해 박 부총재보는 “물가의 상승 속도나 레벨보다는 어느 정도 지속되는지가 중요하다”며 “비용측 물가 상승이어도 장기간으로 이어지면 사람들의 기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해진다”고 설명했다.

중동 사태 이후 국고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인 것과 관련해 사태가 진정되면 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부총재보는 “중동 사태가 진정되면 시장금리는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시장 안정 조치를 하겠다는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국고채 단순매입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는 “레벨도 중요하지만 일중 변동 폭이 어떻게 되는지도 중요”하면서 “당일에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0bp 올라갔기 때문에 채권시장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봤고,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부총재보 등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미 중동 사태 이전부터 시장금리가 기준금리와 괴리가 컸고 사실상 금리 인상을 반영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는데, 사태가 진정되면 시장금리가 다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는지.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경우 적극 대응할 계획이 있는지. 또 환율과 물가 불안 속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어떻게 보는지.

△기본적으로 중동 사태가 진정되면 시장금리는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금은 중동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시나리오 자체가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중동 사태 이전에는 2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시장금리가 상당히 하향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3%대 초반까지 내려간 바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중동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장금리가 다시 튄 상황이다. 이런 불확실성이 완화된다면 금리 안정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이를 완화하기 위해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것이 한은의 일관된 입장이다. 최근 국채 단순매입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당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하루에 10bp 이상 상승하면서 채권시장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응한 것이다. 향후에도 상황 변화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

물가 측면에서는 중동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지속 기간이나 강도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어느 정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 상황은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맞다. 수요 측 물가 압력은 아직 크게 높지 않지만 공급·비용 측면에서는 상방 요인이 있기 때문에 향후 전개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겠다

-통화신용정책 운영의 일반원칙을 개정하면서 금융안정과 외환시장 안정성을 명시했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지.

△코로나 이후 고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정책 기조 전환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과 정책 변수 간 상충 관계도 상당히 커졌다. 이런 환경에서 정책 대응 경험을 제도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에도 금융안정에 유의한다는 내용은 있었지만 문장 구조상 별도로 구분돼 있었다. 이번에는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경기와 함께 금융안정에도 유의한다는 점을 보다 명확히 반영한 것이다.

또 외환시장 관련 부분은 금융안정과 관련된 요소로서 금융불균형 누적 완화 등과 함께 고려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정리했다

-보고서에서 주변국 환율과 원화 평가가 제시됐는데 중동 이슈가 배제된 상태에서 진단된 것인지. 최근처럼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평가는.

△보고서 작성 시점에는 중동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지는 못했다. 이후 상황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했지만 일부 분석 박스에서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부분도 있다.

현재 중동 관련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시나리오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불확실성 요인은 당분간 계속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진행 상황을 계속 점검해 나가겠다.

-중동 사태로 유가가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에서 지속될 경우 3월 물가 반등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지. 정부의 유가 최고가격제나 추경 논의가 물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는지. 또 경제 성장에는 어떤 경로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지난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불과 2주 사이에 정책 여건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중동 사태는 향후 통화정책 판단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다만 현재는 불확실성이 매우 커 단기 충돌에 그칠지, 장기화될지 판단하기 어렵다. 성장과 물가에 미칠 영향도 지금 단계에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이르다. 위험회피 심리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계속 점검해 나갈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

물가 측면에서는 1~2월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이었지만 3월 들어 유가 상승 등으로 비용 측 상방 압력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수요 측 물가 압력은 아직 크게 높지 않은 상황이다.

유가 관련 정책이나 추경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상이나 규모, 집행 시점 등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를 지금 단계에서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런 정책들이 시행될 경우 비용 측 물가 압력을 일부 완충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통화정책에서 공급 측 비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대응은 수요 측 인플레이션과 다르게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급발 물가 상승이 어느 정도 커지면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이론적으로 보면 공급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에는 통화정책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

다만 2022년 경험에서 보듯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가는지, 그리고 얼마나 장기간 지속되는지가 중요하다. 비용 요인에 의해 시작된 인플레이션이라도 장기간 지속되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상황은 2022년과 물가 여건이 다르다. 당시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뿐 아니라 코로나 이후 수요 회복에 따른 물가 압력도 동시에 작용했다. 그 결과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당히 상회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도 높아졌다.

현재는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에 비교적 가까워졌고, 수요 측 물가 압력도 당시보다 크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여건이 다르다.

-정부가 부동산 안정을 위해 통화정책 협조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한은이 협조할 부분이 있는지. 또 KOFR 금리 활성화와 WGBI 편입이 외국인 자금 유입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국토교통부는 주택가격 안정을 정책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긴축적인 것이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정책기관마다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한쪽 목표를 달성하려다 보면 다른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지표금리 개선은 WGBI 편입과는 별개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다. 현재 CD 금리를 중심으로 한 준거금리가 시장에서 충분히 정착되지 못한 측면이 있어 이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와 함께 증시 급등락 속에서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 투자도 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투자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책임 아래 이뤄지는 것이다. 다만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에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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