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급 못했으면 나가라? 한국MS 노조 파업 예고

김국배 기자I 2022.03.28 17:37:36

노조 쟁의 찬반 투표 찬성율 91.6% 가결
명퇴 프로그램 ''NCP'' 놓고 노사 이견
"70개월 미진급자 신청"vs "명퇴 대상에 나이, 근속연수 포함해야"
임금 협상도 난항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노동조합이 사측이 제시한 명예퇴직 프로그램에 반대하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MS 노조는 28일 “지난해 11월 전체 조합원 2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91.6%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사진=한국MS 노조)


현재 한국MS 노사는 명예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NCP)’ 추진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국MS는 70개월 동안 진급하지 못한 직원을 대상으로 40개월분의 급여와 퇴직금 등을 주는 조건으로 퇴직 신청을 받으려 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명퇴 대상의 조건을 진급 누락 기간이 아닌 나이나 근속연수로 해야 하고, 현재 대표이사 이하 약 250명의 직원 뿐 아니라 글로벌 조직에 소속돼 있는 200명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명퇴 프로그램이라고 하지만 정작 오래 일한 사람은 진급을 했다는 이유로 신청을 할 수 없고, 글로벌 조직에 속한 기술직 등의 직원들은 빠진 채 국내 영업 조직만 대상으로 삼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NCP는 한국MS에서만 추진하는 것이다. 이지은 대표가 취임 이후 본사에 제출한 5개년 성장 계획의 일환이라고 한다. 저성과자를 내보내 ‘인재 밀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사측이 10명 가량의 직원들을 내보내려면 약 40억원의 비용이 든다는 게 노조 추산이다.

임금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5% 임금 인상과 100만원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전체 금액 약 6억원)하고 있다. 사측은 부정적이다. 곽창용 한국MS 노조 사무국장은 “6억원이 드는 노조의 요구는 못 맞춰주면서 40억원을 들여 직원들을 내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노조가 파업에 나선다면 지난 2017년 노조 설립 이후 첫 파업이다. 외국계 IT기업 가운데는 한국오라클이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국MS가 총 파업에 나설 경우 고객 서비스 등 업무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부분 파업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노조는 파업 돌입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한국MS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국내법과 규정을 성실히 준수하고 있다”며 “직원의 보수는 소재지, 성과, 시장경쟁력 등 다양한 요인을 기반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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