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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케미칼은 기존에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에틸렌(PE)과 접착제나 윤할유 등에 쓰이는 폴리부텐(PB), 합성유(EPO)를 주력 생산해왔지만 최근 대규모 인수합병( M&A)을 완료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본격 추진하는 것이다.
◇올해 매출 목표 4.2조…“스페셜티 매출 비중 36%”
DL케미칼의 지주회사인 DL(000210)이 세운 경영목표에 따르면 올해 DL케미칼의 매출은 4조2400억원, 영업이익은 2075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DL케미칼은 또 사업 다변화를 통해 친환경 스페셜티 사업 매출 비중을 36%로 확대한다. 이와 동시에 DL케미칼은 전 세계 16개 지역 생산공장과 7개 연구개발(R&D) 센터를 통해 글로벌 석유화학사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만 해도 매출 1조6045억원 규모였던 DL케미칼이 올해 들어 몸집이 두 배 넘게 커진 이유는 미국의 석유화학사 크레이튼(Kraton)를 인수한 데 따른 것이다. DL케미칼은 올해 3월 중순 매출 규모 약 2조원의 크레이튼을 100% 자회사로 흡수하면서 큰 폭의 외형 확장과 함께 본격적인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크레이튼은 미국과 유럽에서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 생산규모 1위의 기업이다. SBC는 의료용품, 자동차 내장재, 통신 케이블, 위생용 접착제 등 여러 분야에 쓰이는 첨단 소재다. 또 크레이튼은 소나무 펄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이기도 하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업계가 올해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DL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증가할 전망”이라며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합성고무·점접착제 스페셜티 톱 티어(Top-Tier·세계 일류)로 도약하고 바이오 케미칼 사업 확장으로 기존 탄화수소 기반 공급 원료에 대한 노출도도 축소했다”고 분석했다.
◇내년부터 친환경 접착제 시장 진출도
DL케미칼은 올해 친환경 합성고무와 점접착제 등 스페셜티 사업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크레이튼은 최근 프랑스 니오르에 있는 고성능 점착성 수지 ‘AMS’(Alpha Methyl Styrene) 생산 공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AMS는 자동차 타이어의 내구성과 기능성을 높여주기 위해 첨가하는 제품으로 공장 증설을 통해 내년까지 생산량을 종전보다 15% 확대할 계획이다.
친환경 합성고무 소재도 올해 본격적인 매출 증대를 꾀할 방침이다. 지난해 인수한 합성고무·라텍스제조 자회사 카리플렉스(Cariflex)가 같은 해 8월 브라질 파울라나에서 공장 증설을 마치고 본격적인 제품 증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카리플렉스는 전 세계 수술용 장갑 원료시장에서 합성고무 부문은 73% 시장 점유율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기저귀, 생리대 등 소비자 안전에 민감한 제품들에 쓰이는 친환경 접착제 시장도 새로 진출한다. 이를 위해 전남 여수 산단에서 2023년 상반기 4만톤(t) 규모의 ‘무정형 폴리 알파 올레핀(APAO)’ 상업 생산을 목표로 자회사 디렉스 폴리머(D-REX Polymer)의 공장을 짓고 있다.
디렉스 폴리머는 DL케미칼이 세계 3위 APAO 생산 기업인 렉스텍 사와 함께 지난 9월 설립한 합작회사다. APAO는 열로 녹여 붙일 수 있는 핫멜트 접착제 소재로 플라스틱 수지(PE,PP)와의 접착력이 우수해 위생용품과 자동차 내외장재 접착 및 각종 산업 용품의 조립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DL케미칼은 친환경 핵심 소재의 원천기술 확보와 함께 투자 확대를 통해 ‘글로벌 20위권 화학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케미칼 관계자는 “폴리에틸렌(PE) 생산량도 늘리기 위해 올해 안으로 여수공장 내 촉매설비도 증설하고, 중동 등 저원가 지역에서의 신사업 역시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