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수습교사제 도입 검토…“현행 임용고시 한계 있어”
교육청은 최근 나라장터에 ‘수습교사제 도입 및 운영 방안 연구 용역’ 공고를 내고 오는 연구용역 신청을 받고 있다.
현행 암기 위주의 지식을 확인하는 지필고사나 단시간 내 시행되는 수업실연·면접평가는 교사 선별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4주간인 교생실습만으론 현장경험을 쌓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서울교육청은 현행 신규 교사 양성과 임용제도가 가진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수습교사제 도입·운영방안을 연구한다는 방침이다.
연구 내용에는 △현행 임용제도에 대한 현황조사와 특성분석 △수습교사제도에 대한 학교현장의 인식 △수습교사제 관련 국내외 사례 △수습교사제 도입·운영방안 △수습교사제 도입후 현장 적용을 위한 구체적 수습 과정 프로그램·평가방법·평가 기준·결과 처리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교육청은 이달 중 연구기관을 선정해 계약을 진행하고, 9월 말까지는 연구 용역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당장 수습교사제를 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연구가 마무리되더라도 실제 도입까지는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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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사대생 반발…“힘들게 임용 통과했는데 또 평가라니”
앞서 교육당국은 수차례 수습교사제 도입을 시도했으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1999년 이해찬 당시 교육부 장관이 수습교사제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2014년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습교사제 도입을 추진, 교육 개혁 방안 중 하나로 교육부에 보고했다. 수습기간 중 우수한 평가를 받은 교사만 정교사로 임용하고 나머지는 계약제로 임용한다는 방안이었으나 실제 정책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권누리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집행위원장은 “수습교사제를 통해 또다른 기간제교사나 비정규교사를 늘리기 위한 목적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A교대 3학년 학생은 “현 임용시험이 한계가 있고, 현장중심의 교원 양성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하나의 관문이 또 생기는 문제”라며 “수험생들은 인턴교사제 형식의 평가가 늘어나는 것에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시험을 치를 학생들에게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제도이므로 예비교사나 예비수험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B교대 총장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부터 수습교사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고, 실제로 해외에서는 수습교사제가 일반적이긴하다”면서도 “다만 국내에 해당 제도를 바로 적용하기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굉장히 민감한 내용이기 때문에 적용하려면 관련 연구나 논의 등이 충분히 뒷받침되고, 당사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