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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185750) 실적을 보면 드는 생각이다. 종근당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놨다.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39.5% 불어난 485억원 3100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종근당이 어떻게 호실적을 달성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실적 관련해 IR자료나 PR자료(보도자료) 어느 것 하나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프리베나’, ‘케이캡’, ‘듀비에’ 등 기존 제품과 ‘큐시미아’, ‘네스벨’ 등 신제품 매출이 증가했다”며 “매출총이익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판관비 감소로 영업이익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 부문별, 개별 제품별 구체적인 성과를 파악하기는 불가능했다. 이 관계자는 “IR자료는 없고 개별 제품별 매출은 따로 알려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종근당 실적은 증권사 리포트가 나오기 전까지 ‘깜깜이’ 실적이다. 실적이 일회성 요인 때문인지 핵심 역량 덕분인지 향후 전망은 어떤지 실적 발표에 당연히 따라야 분석과 전망은 언감생심이다. 상장사일 뿐더러 매출액 1조원을 넘는 회사치고는 시장 소통에서 아쉬움이 많은 대목이다.
문제는 이런 실적 발표가 종근당만의 행태가 아니란 점이다. 분기 역대 최대 매출 4200억원을 기록한 GC녹십자(006280) 역시 공개하는 IR자료가 없다. PR자료가 있어 실적 분석을 시도해볼 수는 있지만 IR자료가 없어 부분별, 매출별 구체적 성과를 파악하기 어렵다. 반대로 유한양행(000100)은 공개하는 IR자료가 있지만, PR자료가 없다. 그러다보니 한눈에 회사 성과를 빠르게 파악하는 데 문턱이 있다. 회사가 두 자료를 모두 내야할 의무는 없지만 양쪽을 모두 공개한다면 시장과의 소통은 더 강화될 거라고 본다. 이와 관련 녹십자 관계자는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은 대부분 공시와 보도자료에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공시하는 부분은 중복해서 자료를 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제일 싫어하는 건 불확실성이다. 악재든 호재든 빠르게 프라이싱(가격 반영)이 제대로 되는 게 낫다. 그러려면 실적 및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정공법이자 지름길이다. 세계시장을 바라봐야 하는 제약회사의 실적 발표 행태가 낡았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