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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러 중국대사 “미 제재 어려움 초래…중러 협력 강화”

신정은 기자I 2022.05.10 15:18:54

장한후이, 러시아 타스통신과 인터뷰
"현지 통화 결제 확대…군사기술 협력 발전"
"에너지 협력 심화"…추가 구매 약속은 없어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장한후이(張漢暉) 주러 중국대사는 서방국의 대(對) 러시아 제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경고를 의식한듯 민감한 화두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블라드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10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장 대사는 최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서방의 대러 제재에 대해 “현재 미국과 서방국의 대러 제재는 중러 간 실무 협력에 상당한 곤란함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무역 결제와 물류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양국은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측은 양국 간 무역, 투자, 신용에서 현지 통화 결제의 확대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양국의 인프라 조직과 금융 기관이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장 대사의 인터뷰는 중국이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피하도록 도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를 도울 경우 2차 제재하겠다며 경고한 상태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장 대사는 군사 협력, 에너지 무역 등에 있어 미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장 대사는 “중러 간 무역에 있어 미국 달러를 포기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중국과 러시아는 실제 요구와 현실에 따라 무역 결제에서 실질적이고 유연한 형태의 협력을 채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러시아인들이 수요에 따라 위안화를 쓰거나 예금을 보유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양국 중앙은행이 각자의 국가 지불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사는 또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기술 협력은 양국의 많은 협력 분야 중 하나”라며 “중국은 이 부분의 협력을 매우 중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함께 노력해 양국의 군사 기술 협력을 더욱 높고 광범위하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면서도 “양국의 군사 협력은 제 3자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한 “과학과 기술 분야의 협력은 다른 요인으로부터 간섭에 자유로우며 독립적으로 수행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에너지 분야에 대해서는 “에너지는 중국과 러시아 간 실용적 협력에서 가장 중요하고 실질적이며 광범위한 영역”이라며 “전통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서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 대사는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가스를 더 많이 사들이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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