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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대학본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책을 마련할 때 학생 대표를 배제하는 등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아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경원 경희대 부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모인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등록금 반환과 선택적 패스제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학생과 소통하지 않은 대학 본부의 무책임함을 규탄하는 것”이라며 “학생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대학의 행태를 규탄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서호 경희대 철학과 학생은 “각 단과대와 총학생회가 비대면 수업 만족도를 조사하고 의견을 수집했지만 학교에서 거들떠 봤는지 의문”이라며 “내가 들었던 수업 중 시간과 분량을 지킨 교수님은 단 두 분이었으며 나머지 세 분은 30분만 수업하고 시간이 부족해 진도를 못 나간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우석 경희대 철학과 학생은 “교강사의 미숙함과 불성실함으로 강의 질이 떨어지고 플랫폼의 한계로 수업이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며 “적잖은 수업이 비대면 시험을 시행했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부정행위를 하는 것이 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학생들은 수업환경을 보장받지 못했고 교강사의 재량이라는 이름으로 절대 평가 적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등록금 반환은 대학 재정에 대한 운용과 알 권리를 보장할 첫 걸음이며 선택적 패스제 도입은 성역화됐던 교수권을 정상화하고 침해됐던 학습권을 보장하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오는 25일 학교 총장 등과 면담할 예정이다.
한편 경희대는 입장문을 내고 “교·강사는 수업 중 학생의 성취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성적을 부여하지만 선택적 패스제는 교·강사의 교수권을 인정하지 않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며 “기존의 상대평가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절대평가로 변경했으며 문제가 많은 제도를 무리하게 도입할 이유가 없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경희대는 서울에서 등록금이 가장 낮은 대학 중 하나로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지출 증가와 수입 감소분이 확정되면 학생들과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