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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맛 안 나네"…직상장보다 낮은 수익률에 스팩 신규 상장 '뚝'

신하연 기자I 2025.04.07 17:53:33

연초 이후 신규 상장 스팩 단 2건
상장심사 청구도 지난해 대비 급감
스팩합병상장, IPO 대비 수익률↓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가 단 두 건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스팩 수도 줄면서 스팩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상장된 스팩은 한화(000880)플러스제5호(3월 20일)와 유안타제17호(1월 23일) 두 종목뿐이다. 이 기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스팩은 디비금융제14호와 키움히어로제1호 두 건인데, 이 중 디비금융제14호는 2월 중 심사를 철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024년 1월2일~4월6일) 총 9개의 스팩이 상장했고, 16건이 상장심사를 청구한 것과는 대비된다.

스팩은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증시에 먼저 상장한 뒤 3년 내 비상장 기업과 합병해 해당 기업을 간접 상장시킨다. 기업 입장에서는 공모 절차를 생략하고 상장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기업공개(IPO) 대비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엔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익률이 발목을 잡고 있다. 스팩 합병으로 상장한 종목들의 성과가 직상장 종목을 크게 밑돌면서 신규 스팩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식었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지난해 스팩 합병으로 상장한 6개 종목의 현재 수익률은 상장일 종가 대비 평균 -52.3%를 기록했다. 사피엔반도체(452430)(-71.8%)와 드림인사이트(362990)(-70.8%)가 70% 이상 급락했으며, 제이투케이바이오(420570)(-56.5%), 에스피소프트(443670)(-53.3%), 레이저옵텍(199550)(-45.3%), 한빛레이저(-16.1%) 등도 하락했다.

올해 스팩 합병으로 상장한 4개 종목의 수익률 역시 평균 -0.3% 수준으로, 같은 기간 IPO로 상장한 종목의 상장일 종가 대비 평균 수익률(26.0%)을 크게 밑돌았다. 올 1월 미래에셋비전스팩1호와 합병상장한 블랙야크아이앤씨(478560)는 현재 상장일 종가 대비 31.8% 내렸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8일 케이비제26호와 합병 상장한 우양에이치씨(101970) 역시 상장일 주가보다 19.2% 하락했다.

이미 상장된 스팩들도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해 고전 중이다. 유안타9호스팩과 삼성스팩6호 등에 이어 가장 최근에는 신한제10호스팩이 합병 기한인 지난달 24일까지 합병 심사 청구서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유안타제10호스팩, SK증권제8호스팩 등도 같은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이에 스팩합병 계획을 접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기업 피아이이는 하나금융25호스팩과 합병 상장을 추진해오다가 직상장으로 노선을 바꿔 지난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콘택트렌즈 제조기업 비젼사이언스와 생활 플랫폼 기업 영구크린은 각각 진행 중이던 합병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하거나 합병에 관한 이사회 결의를 취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팩 신규 상장 건수는 지난 2021년 25개에서 2022년 45개로 급증한 후 2023년 37개, 2024년 40개로 늘었지만 올해는 주춤한 흐름”이라며 “반면 IPO 시장은 1분기 공모금액이 1조8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 넘게 증가하는 등 올 들어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하는 종목이 등장하는 가운데서도 공모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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