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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폭행→경찰유착→연예계 성접대의혹`…판도라 상자된 버닝썬 사태

황현규 기자I 2019.03.12 16:16:54

버닝썬 사태 클럽 내 단순 폭행사건으로 시작
경찰, 마약 투여 의혹 '버닝썬 동영상' 관련자 입건
경찰 유착 의혹은 수사 난항…관련자 진술 엇갈려
승리, 성접대 의혹도…정준영, 몰카 동영상 촬영·유포

정준영(왼쪽)과 승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강남 유명 클럽 내 단순 폭행 사건으로 시작했던 버닝썬 사태가 경찰 유착 의혹을 넘어 연예계까지 번지고 있다. 앞서 버닝썬의 사내 이사였던 아이돌그룹 빅뱅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와 절친한 사이인 가수 정준영(30)씨가 평소 지인들에게 불법촬영 동영상을 유포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버닝썬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폭행·성폭행·마약’ 수면 위로 드러난 클럽의 민낯

버닝썬 사태로 서울 강남구 일대의 클럽들은 ‘성추행과 마약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버닝썬이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는 클럽 고객 김모(29)씨의 폭로였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24일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김씨는 “클럽 관계자와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김씨가 폭력과 고성을 지르고 클럽 입구의 쓰레기통을 발로 차는 등 위력으로 업무방해를 해 진압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현재 해당 사건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버닝썬이 세간의 주목을 받자 인터넷에는 버닝썬 성관계 동영상도 유포되기 시작했다. 버닝썬의 VIP룸 화장실에서 남성과 여성이 유사 성행위를 하는 영상이었다. 곧바로 광역수사대는 수사에 착수했고 동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A씨를 지난 7일 구속했다.

버닝썬의 동영상논란은 여기서 그치치 않고 일명 물뽕(GHB·데이트 강간 마약)등 마약 유통과 투여 논란으로 이어졌다. “영상 속 여성이 마약에 취한 듯 몸을 가누지 못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클럽 내 마약 유통과 투여에 대한 수사로 이어졌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동영상을 촬영한 것은 맞지만 마약 투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마약과 관련된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앞서 버닝썬 폭행 사건 폭로자인 김씨를 성추행으로 고소한 사람 중 한 명이 ‘애나’로 밝혀지면서 마약과 관련된 의혹은 일파만파 번졌다. 애나는 버닝썬에서 마약공급책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있는 인물로 클럽 직원 파모(26)씨를 일컫는다.

이와 관련 경찰은 버닝썬 관계자 10여 명을 마약류 투약·유통 등의 혐의로 입건하면서, 클럽 내 마약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은 돈은 어디까지…경찰·국세청 공무원까지 얽히다

현재 경찰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는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이다. 앞서 김씨는 버닝썬 폭행 사건을 폭로하면서 경찰과 클럽의 유착 관계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이 지나치게 클럽을 감쌌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지난달 27일에는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 수사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에 동의자가 2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수사는 난관에 봉착했다. 앞서 광역수사대는 강남경찰서 소속 전 경찰관과 버닝썬의 유착 정황을 포착했다. 미성년자가 이 클럽에 출입한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버닝썬 공동대표 이모씨가 전직 경찰 강모씨의 부하직원인 A씨에게 2000만원을 건넨 증거가 발견됐다.

하지만 이씨는 “돈 준 것은 맞지만 청탁을 부탁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도 “돈을 받은 적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 관련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경찰은 대질신문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편 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강남경찰서 경제팀 경찰관 2명 또한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착 논란은 경찰을 넘어 국세청까지 번졌다. 버닝썬과 함께 강남 일대 대형클럽으로 손꼽히는 아레나의 탈세 혐의가 최근 경찰에 포착됐는데 서울지방국세청이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이다. 지난해 11월 국세청이 아레나의 탈세와 관련해 사장단 6명을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는데 당시 실소유주인 강모씨를 제외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8일 서울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했다.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 (사진=뉴시스)
◇‘판도라의 상자’ 연예계…성접대부터 불법촬영 영상 유포까지

버닝썬의 전 사내이사였던 승리의 카카오톡 내용이 폭로되면서 버닝썬 사태는 ‘승리 게이트’로 비화됐다. 앞서 한 온라인 연예 매체는 승리의 성접대 의혹을 보도했다. 해당 매체가 공개한 승리의 카카오톡에 따르면 승리와 가수 C씨, 유리홀딩스(설립 예정)의 유모 대표, 직원 김모씨 등은 외국인 투자자를 위해 성접대를 주선했다.

결국 승리는 지난달 27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8시간 30분 가량의 경찰조사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승리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또 승리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와 성접대 장소로 지목된 클럽 아레나도 압수수색했다.

상황이 이렇자 승리는 오는 25일 입대를 결정했고 지난 11일에는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국방부와 협의해 입대 후에도 수사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가수 정준영씨가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승리 등이 있는 카카오톡 방에서 유포한 사실도 포착했다. 광역수사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씨를 12일 입건했다. 정씨는 승리가 있는 카톡방 외 다른 카톡방에서 해당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법촬영 동영상의 피해자는 10여 명으로 알려졌다.

정씨의 소속사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는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며 “현재 제기되는 의혹 내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리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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