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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구축된 경계 시스템은 사람이 직접 감시하는 방식이 많아, 야간이나 악천후 시 잘못된 경부나 탐지 실패 문제를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 GOP 개량 사업을 통해 GOP에 첨단 센서, AI, 감시 카메라, 자동 감지 시스템 등이 도입되면 더욱 정확하고 효율적인 감시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총 4651억원으로, 초대형 규모인 만큼 대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올해 1월부터 약 한 달 반 동안 진행된 입찰 기간 동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에스원, 대흥건설 등 5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1차 서류평가를 통과한 SK텔레콤(017670), KT(030200), 에스원(012750)만이 성능 시험평가에 참여하게 된다. 이들 3개 업체는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모 지역에서 각 사 제품의 성능을 평가받게 된다. 시험평가 대상으로 선정된 업체들은 지난 10일 국방조달시스템 웹사이트를 통해 통지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위사업청이 시스템 성능 평가를 진행할 장소로 선정하려는 9사단 지역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시야 확보가 용이한 강가에 있는 평지로, 실제 GOP가 위치한 험준한 산악 지형과 전혀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I 기반 감시·감지 기술의 실제 성능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운 지형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경계시스템이 적용될 GOP 환경이 아닌 개활지나 논밭 등에서 시험을 진행하면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은폐와 엄폐가 중요한 GOP 또는 GOP와 유사한 산악 지형에서 테스트를 진행해야 공정한 평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AI 기술이 크게 발전했음에도 변별력이 없는 평범한 문제를 출제해 사업자를 선정한다면 군 스스로 논란을 자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육군은 시험평가 장소로 9사단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육군 측은 이데일리에 “시험평가 장소는 구매시험평가계획 수립 시 구체화될 예정”이라며, “해당 사업의 시험평가 장소는 관련 기관(합참, 육군본부, 지상작전사령부, 해병대, 방사청 등)과 협의하여 검토하고 있으며, 소요군인 육군과 해병대의 경계작전 시 가시거리 확보 등 작전 운용 성능을 검증할 수 있도록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일부 기술력이 미달한 업체들이 평가 문턱을 쉽게 넘을 수 있도록 군이 일부러 평가 기준을 낮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GOP 내 감지 시스템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신뢰할 수 있는 평가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