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아파트 화재 12시간 만에 ‘완진’…“전 세대 무사히 대피”(종합)

황병서 기자I 2024.06.19 20:47:57

19일 서울 양천구 긴급구조통제단 브리핑
소방인원 등 17명 부상…인근 병원으로 이송
소방 등 유관기관 349명 동원·장비 93대 투입
“화재 및 폭발 원인과 재산 피해는 조사 중”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정윤지 수습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의 23층짜리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불이 화재 발생 약 12시간 만에 진압됐다. 이 불로 소방대원 등 17명이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 세대가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화재 원인과 폭발 및 재산 피해는 조사하고 있는 상태다.

◇ “전 세대 무사히 대피…소방관 등 17명 부상”

양천시 긴급구조통제단 이은화 현장 대변인이 19일 오후 8시 서울 양천구 목동의 화재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정윤지 기자)


소방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19일 오전 8시 2분께 신고·접수돼 오후 7시 44분께 완진됐다. 이날 불은 지하 2층 재활용수집장에서 시작됐으며 1층으로 확대됐다. 이날 10시 25분께 지하 1층 복싱체육관 화장실 내 천장에서 불꽃이 발생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기도 했다. 오후 15시께 폭발이 발생하며 소방대원 등 17명(소방관 16명, 의용소방대원 1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중 11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옥상에 대피했던 사람 중에는 90대 노약자도 있었으며 헬기로 대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 40명은 연기를 흡입했으나 경미한 상태여서 이송되지는 않았다. 이날 화재에는 소방과 구청 등 유관기관에서 349명이 동원, 장비는 93대가 투입됐다.

이은화 서울 양천구 긴급구조통제단 현장대변인은 이날 오후 8시 최종 브리핑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일일이 잔불을 확인하느라 시간이 소요됐다”면서 “인명구조에 관해서는 72세대 전 세대가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화재 및 폭발 원인과 재산 피해 등은 정밀 조사해봐야 한다”면서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화재 발생 초기 스프링클러 작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점과 보이지 않는 곳까지 불이 옮겨붙은 점이 진압을 어렵게 했다”면서도 “부상을 각오하면서까지 대원들이 최선을 다해 활동해 인명을 대피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폭발음에 다 같이 놀라”…주민들 불편도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23층짜리 한 아파트에서 불이 발생하며 소방관들이 10시간째 화재 진압 중이다.(사진=정윤지 수습기자)
이날 화재 발생이 장기화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불편도 이어졌다. 목5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김연종(26)씨는 이날 휴강 중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오전에는 이렇게 불이 클 줄 모르고 금방 마무리될 줄 알고서 수업을 진행하려 했다”면서도 “불길이 안 잡혀서 지금은 휴강 상태이며 학생들에게 문자도 보내놓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오후 3시에 폭발음이 들려서 가보니까 1층 김밥집 옆으로 천장이 주저앉았고 그 뒤부터 운영하는 학원에도 불이 날까 봐 주시하고 있다”면서 “폭발음은 엄청 크게 ‘펑’하는 소리였는데, 사람들이 재난 문자 알림이 왔을 때처럼 다 같이 놀랐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의 입주민인 40대 남성 박씨는 이날 오전 아내와 12세 딸과 함께 탈출했다고 전했다. 아내와 딸은 옆 건물 지인의 집에 대기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박씨는 “오전 8시 5분께 사이렌이 들렸다”면서 “처음에는 오작동인가 했는데 연기 냄새도 나고 해서 계단으로 내려가려 했는데 냄새가 너무 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 주차장에 전기자동차가 얼마나 많은데 (걱정이 된다)”면서 “헬기도 처음에 안 띄운다고 했는데 입주민들이 하도 요구하니까 그제야 띄워서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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