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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화장품산업단 단장은 무엇보다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혁신적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는데 정부 지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하게 경쟁력을 갖춘 의료기기 업체들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 실행하고 있다. 그 첫 단추로 다음주에는 혁신형 의료기기업체 30개사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박단장은 의료기기는 산업의 특성상 시장에 먼저 진입해 선점한 업체가 절대적으로 유리해 후발주자인 국내 업체들은 기존 제품과 확실한 차별성을 가진 혁신형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460조원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다. 하지만 변변한 글로벌 플레이어 하나 확보하지 못하고 대부분 업체들이 영세하다보니 세계 시장에서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실제 국내 의료기기 업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불과 1.6%(7.5조원)에 그치고 있다.
올해 첫 도입한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제도는 연간 매출 500억원 이상인 기업 대상으로는 매출액의 6%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있는 경우에 한해 선정한다(선도형). 매출 500억원 미만인 영세기업은 R&D에 매출의 8% 이상 또는 연간 30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뽑는다(도약형).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으로 선정된 업체에게는 국가연구개발사업 등에 참여할 경우 파격적인 우대를 해주는 것은 물론 조세 특례, 연구 시설 건축에 대한 특례, 각종 부담금 면제 혜택을 부여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산업 종합지원센터가 업체 선정과 관련한 심의 및 평가등을 전담하고 있다. 박단장은 의료기기 산업종합지원센터 센터장도 겸임하고 있다.
이 의료기기 산업종합지원센터는 의료기기에 대한 복잡한 규제를 간편화해 기업들이 신속하게 상업화에 도달할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업계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이 센터에는 복지부, 식약처,심평원, 보건의료연구원,보건산업진흥원 등 의료기기와 관련한 각 규제기관들에서 파견한 공무원 19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정부 부처간 칸막이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처럼 다양한 부처 소속 공무원들이 신속한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뭉쳐 일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케이스라는 평가다.
이 센터는 신의료기술 평가절차를 간소화해 평가 기간을 기존 280일에서 250일로 단축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여기에 신의료기술 평가에서 보험에 등재하는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기존 평균 350일 걸리던 것을 250일로 줄이면서 업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시장에 선진입한 GE,지멘스 등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이 주요 핵심 의료기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의료기기 시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특성으로 하기에 아직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많다.”
박단장은 “기존 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익숙해 있는 의사들이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고 바꾸기가 쉽지 않은 것이 이 시장의 특징이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이런 시장을 혁신 제품으로 뚫기 위해서는 제품의 혁신성을 뒷받침하는 풍부한 임상시험 결과와 논문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혁신적 의료기기를 개발한 기업에 대해서는 전국 병원에서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할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로 K-방역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지만 아직도 국산화를 이루지 못한 핵심적인 의료기기들이 산재해 있다. 수입에 의존하는 처지에서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이 오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하게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는 우선적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인공호흡기, 핵산추출기, 체외막산소공급장치, 자동흉부압박기, 검체채취키트, 이동형CT등 11개 품목이 정부의 집중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