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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E&M 합병…국내 최초 '미디어·커머스 공룡' 탄생(종합)

이성기 기자I 2018.01.17 18:07:04

'그레이트CJ' 비전 달성 위한 이재현 회장 '빅피처'
글로벌 시장 미디어·커머스 결합 흐름 선제적 대응
인수·합병(M&A) 등 사업 재편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이재현 CJ 회장이 지난해 5월 17일 오전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통합 연구개발센터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식수를 마친 뒤,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성기 함지현 박성의 기자] ‘그레이트 CJ플랜 2020’(GCP 2020) 비전 달성을 위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경영 복귀 일성(一聲)으로 오는 2020년에 ‘매출 100조원·해외 매출 70%’을 달성하겠다는 ‘GCP 2020’ 구상을 화두로 제시한 바 있다.

CJ가 CJ오쇼핑·CJ E&M 합병을 전격 결정한 배경에도 ‘그레이트CJ’ 도약을 향한 이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CJ는 식품, 물류, 엔터테인먼트 등 3개축으로 그룹 사업을 재편한 뒤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국내 최초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 탄생

업계는 이번 합병과 관련, ‘미디어 빅뱅’에 버금가는 일로 평가하고 있다. CJ오쇼핑 측은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디어와 커머스가 융·복합하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디어와 커머스의 결합이 본격화 하고 있다”며 “CJ오쇼핑과 CJ E&M의 사업 역량을 집약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양사의 글로벌 인프라 공유로 CJ의 해외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CJ오쇼핑은 현재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 기업과 합작 관계를 맺고 있다. CJ E&M은 베트남, 태국, 터키 등에 사업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상대 회사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 저작권(IP)를 활용한 커머스를 선보이거나 콘텐츠 합작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상품 기획 역량(CJ오쇼핑)과 콘텐츠 역량(CJ E&M)의 결합으로 기존 사업 경쟁력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 할 것으로 보인다.

CJ오쇼핑은 지난해부터 차별화 한 콘텐츠를 통한 소비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 제작사들과 손잡고 웹 드라마와 예능 형식의 미디어 커머스 콘텐츠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정체에 빠진 홈쇼핑 사업의 돌파구를 TV 밖 차별화 한 콘텐츠에서 찾으려는 시도다. CJ E&M 역시 콘텐츠 저작권을 활용한 수익 모델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합병을 계기로 융복합 신사업 육성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CJ E&M이 보유한 TV, 모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이용자 행태 분석 데이터와 CJ오쇼핑이 보유한 커머스 빅데이터(Commerce Big Data) 및 트렌드 데이터(Trend Data)를 결합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와 브랜드 상품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대화설계(Voice UX)를 통해 큐레이션함으로써 새로운 고객 경험과 접점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CJ E&M 관계자는 “라이프 스타일과 콘텐츠, 디지털 플랫폼을 결합해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비전 달성을 향한 ‘빅 피처’(Big Picture)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은 시장에서도 미리 예측하지 못했을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그룹 내에서도 경영진 고위층 극소수만 알고 관련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병은 그룹 내 미디어 사업 부문에 대한 교통정리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남옥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 회사에 대한 CJ 지분율이 39.4%로 기존 두 회사에 대한 지분율과 큰 변동이 없어 대주주 이해관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라 볼 수는 없다”며 “홈쇼핑은 성장성이 불투명하지만 돈을 잘 버는 사업이고, 방송·영화 콘텐츠는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이기 때문에 거대한 콘텐츠 융합회사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J관계자는 “급변하는 시대를 대비하는 선제적 대응 차원으로 양사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고 미디어 커머스 사업의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병에 앞서 이 회장은 그룹 비전 달성을 위한 사업 재편을 착착 진행했다. 지난해 말 그룹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의 대표에 50대를 앉히며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

경영 일선 복귀 이후 굵직한 인수·합병(M&A)에 성공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CJ대한통운은 그룹의 중점 사업 중 하나인 물류사업의 글로벌 안착을 위해 베트남 물류업체 ‘제마뎁’을 1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앞서 CJ제일제당도 브라질 셀렉타 고단백 소재 생산업체인 ‘셀렉타’를 3600억원에 인수하며 브라질 진출을 본격화 했다.

반면 선택과 집중을 위해 그룹의 큰 그림과 방향이 맞지 않는 CJ헬스케어는 매각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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