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술·담배 등 죄악株 590억 투자, 4년새 2.2배 증가
전체 수익률 12% `선방`, 죄악주 대부분 마이너스
사회책임투자 비율 3%, 3년 새 `절반` 수준으로 뚝
이탄희 "죄악주 투자 금지하고 책임투자 강화해야"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교직원 연기금인 사학연금의 `죄악주` (sin stock·술, 담배, 도박 등 주료, 담배를 판매하거나 카지노 따위를 운용해 사회적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장사의 주식) 투자는 증가하고 있으나 사회책임투자는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죄악주 투자를 제한하고 사회적 책임투자를 강조하는 글로벌 연기금 흐름과 대비되는 모습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정)은 사학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사학연기금이 술·담배·도박 등 이른바 `죄악주`에 투자한 국내 주식 평가 금액이 590억원으로 지난 2015년 271억원에 비해 2.2배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사학연금은 일정 종목에 투자를 제한하고 있지만 죄악주는 투자 금지 종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사학연금 전체 투자 수익률이 증가한 사이 죄악주 투자에서 손실이 더 컸다.
지난해 사학연금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은 12.03%인 반면 같은 기간 죄악주의 경우 위탁 투자는 -6.4%, 직접 투자는 -2.6%의 손실을 봤다. 심지어 올해 상반기 기준 죄악주 위탁 투자는 -18.3%, 직접투자 -10.5%로 손실 폭이 3배 정도 증가했다.
최근 사회적 책임투자(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를 확대하고 있는 해외 주요 연기금과 달리, 사학연금의 경우 지난해 전체 운용기금의 3.13%에 불과한 1264억원을 사회책임투자에 집행했다. 2016년 6.25%인 2124억원을 투자한 것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의원은 “세계 주요 연기금들은 죄악주 투자를 금지하고 책임투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죄악주 투자를 금지하고 책임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책임투자는 죄악주 투자 배제를 넘어 미래 세대를 배려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개념”이라면서 “미래 세대인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직원 관련 연기금에서 여타 연기금보다 사회책임투자가 강조되고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