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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PEF 출자 줄이진 않아도…LP들 "ESG 꼼꼼히 심사”

김연서 기자I 2025.04.02 18:53:57

[홈플러스 사태 한달]②
기관투자자, 홈플러스 사태 후 보수적 투자 기조
출자 축소 없지만…운용사 심사 기준 강화 예정
책임투자 심사 강화…ESG 요소 꼼꼼히 따질 듯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자본시장을 뒤흔든지 한 달이 지났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자본시장의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모펀드 운용사(PEF)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도 추락하고 있다. 기관투자자(LP)들은 출자 사업에 꼼꼼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고, 금융 당국도 움직일 분위기다.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흐르는 동안 자본시장 전반의 달라진 분위기를 업계별로 짚어본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로 인해 사모펀드(PEF)에 자금을 공급하는 기관투자자(LP)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분간 보수적으로 자금을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예정보다 출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위탁운용사(GP) 선정 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평가를 강화할 전망이다.

홈플러스 자료 사진. (사진=연합뉴스)
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한 결과 국내 주요 LP들은 최근 홈플러스 기업 회생 사태 이후 예정된 PEF 출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출자를 취소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출자사업을 통해 투자금을 대는 LP는 PEF에게는 중요한 자금줄로 꼽힌다.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은행, 증권사 등이 주요 LP다. 이들의 자금은 △기업 인수·합병(M&A) △성장 자금 지원 △구조조정 투자 등에 사용된다. LP는 투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여러 개의 펀드에 출자하며, 일부 기관은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 “출자 줄이거나 동결할 계획 없어”

홈플러스 사태 이후 국내 LP들은 보수적 기조로 투자 전략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커지자 GP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하겠단 것이다.

사모펀드 업계에선 LP들이 출자 규모를 줄이거나 출자 자체를 취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주요 LP들이 계획하고 있는 펀딩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상황까지는 아니다.

현재 PEF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을 진행 중인 한 공제회 관계자는 “운용사가 물의를 일으키면 추후 평가 시 해당 내용을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번 홈플러스 사태와 같은 문제로 인해 PE 사업을 중단하는 경우는 흔치 않고, 출자를 줄이거나 동결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한 LP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로 LP의 투자 기조가 보수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지만 이번 사태가 전반적인 투자 기조에 큰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라며 “현재 경제 금융 여건 등이 우리 투자 기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운용사에 대한 심사가 까다로워짐에 따라 해외 GP들의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국내 LP들이 GP 선정 심사를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해외 GP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 ESG 도입으로 운용사 책임투자 기준 강화

이 가운데 LP들은 투자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이 ESG 원칙을 충실히 따르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기업이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기적인 재무 전략에 치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추후 GP가 자금 운용 과정에서 ESG 기준을 얼마나 철저히 준수하는지를 더욱 중점적으로 평가할 전망이다.

한 LP 대체투자팀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LP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면서 사회적 책임 하에 투자 운용을 하고자 ESG 관점 도입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며 “위탁운용사 선정 시 책임투자와 관련한 가점 요소를 고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SG 준수 여부가 운용사 선정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면서 책임투자 기준은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GP들은 이에 맞춰 책임투자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평가 기준에 ESG 관련 사항을 도입하지 않은 기관투자자들도 ESG 여부를 자세히 평가하겠단 입장이다.

한 기관투자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경제 및 금융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ESG 요소를 더욱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사모운용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LP도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게 투자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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