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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공들인 위생헬멧 곧 도입…공유킥보드 안전 1위 목표”

노재웅 기자I 2021.06.01 18:17:54

1세대 킥보드 스타트업 개발자, ‘하이킥’서 내장형 헬멧 개발
눈·비·황사 등으로부터 보호…UV 소독으로 99% 살균
1년간 자체 기술로 연구개발…생산도 국내기업에 위탁

오랜지랩의 여동엽 이사. 사진 오랜지랩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오는 12일이면 헬멧 착용을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 이후 한 달간 적용됐던 계도기간이 종료된다. 이제는 진짜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운행하다 적발되면 범칙금을 내야 한다.

이 시기에 맞춰 국내 한 공유킥보드 스타트업에서 자체 기술로 특허까지 출원한 위생헬멧을 국내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 9월부터 공유킥보드 ‘하이킥’을 운영 중인 오랜지랩이 그 주인공이다.

1일 오랜지랩의 기술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여동엽 이사를 만나 이번주에 시제품 형태로 갓 나온 ‘스마트 헬멧 케이스’를 접했다.

“지난달에 공유킥보드 협의체에서 개최했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업계의 자발적 안전기술 개발 노력 미흡에 대한 지적이 나왔었는데, 저희가 개발하고 있던 이 제품을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가로·세로 35cm 정도 크기의 새카만 헬멧 케이스를 책상 앞에 둔 여동엽 이사는 눈을 반짝이며 자신이 주도해 개발했다는 스마트 헬멧 케이스를 소개했다.

스마트 헬멧 케이스는 여 이사가 1세대 킥보드 업체 라이드에서 일하다 회사가 스윙에 인수된 이후 퇴사해 오랜지랩의 창업 멤버로 합류하면서, 여 이사 주도로 작년 7월경 ‘공유형 퍼스널 모빌리티 안전모 관리 장치 및 공유형 퍼스널 모빌리티의 안전모 관리 서버’로 특허(출원번호 제1020200091363호)를 출원한 제품이다.

공유킥보드 ‘하이킥’을 운영하는 오랜지랩에서 1년여 기간에 걸쳐 자체개발로 완성해 특허 출원한 ‘스마트 헬멧 케이스’ 시제품. 8월 도입될 실제 제품은 이보다 더 경량화된 형태로 제작될 예정이다. 오랜지랩 제공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있어 참고한 제품 중 하나는 유럽의 공유킥보드 ‘티어’가 먼저 선보인 바 있는 내장형 공용헬멧 케이스다. 국내 KC 안전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접이식 헬멧용으로 개발한 티어와 달리 하이킥은 일반 헬멧용으로 케이스를 제작했고, UV 소독 기능을 탑재한 것이 차별점이다. 또 킥보드 안쪽에 설치한 티어와 다르게 전면 충격 흡수를 위한 범퍼 역할도 할 수 있게 설계해 앞 쪽으로 부착한 것도 특징이다.

여 이사는 “이번에 법이 개정된 것도 그렇고, 언젠가는 헬멧과 관련한 안전 이슈가 일어날 것이라 예상해 창업 멤버들끼리 처음 모여 공유킥보드 사업을 논의하는 단계서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자는 데 의견을 모아 내장형 공용헬멧 개발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스마트 헬멧 케이스는 비, 눈, 황사, 미세먼지 등 외부적인 자연환경에도 위생적으로 헬멧을 보관할 수 있도록 방수케이스를 설계했으며, 바이러스 확산 및 청결한 관리를 위해 99% 살균이 가능한 UV(자외선) 소독·건조 기능을 탑재했다.

공용헬멧의 관리는 단순히 자체 방수와 살균 기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지랩이 공유킥보드와 연계해 계약한 각 지역 코인세탁소 및 무인카페 가맹점과 연동해 수시로 직원이 직접 세척 후 건조까지 완료하는 식으로 이중관리할 방침이다.

여 이사는 “공유킥보드 업계에서는 대부분 위생문제로 고객들이 꺼려할 것을 염려해 공용헬멧 도입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며 “저희가 개발한 스마트 헬멧 케이스가 공용헬멧의 위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이킥은 1차 물량으로 600여대를 신규 생산해 8월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 서비스 중인 킥보드 900여대의 경우에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의 계도기간이 끝나는 6월12일에 맞춰 일단 거치형 공용헬멧을 먼저 탑재한 뒤 추후 스마트 헬멧 케이스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킥은 특허 출원한 공용헬멧 외에도 다양한 안전기술을 현재 개발 중이다.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10km/h로 감속시켜주는 시스템과 △골목길 행인과의 사고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가상음향장치 △킥보드 충격 감지 시 인공지능(AI) 음성 안내 이후 119 연결 시스템 등을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여 이사는 “하이킥이 공유킥보드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업체가 될 순 없더라도, 안전 1위는 우리가 되고 싶다”며 “국내 공유킥보드 업계에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업체가 있다는 걸 이용자들께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스마트 헬멧 케이스’를 적용한 ‘하이킥’ 렌더링 이미지. 케이스는 전면 충격 흡수를 위한 범퍼 역할도 할 수 있게 설계했다. 오랜지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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