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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중앙협력본부와 한반도평화포럼이 공동 개최한 이번 세션에서 첫번째 연사로 나선 웨스트 교수는 ‘다크투어리즘’의 교육적 기능에 주목했다.
다크투어리즘이란 전쟁·학살 등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엄청난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는 것으로 국립국어원에서는 ‘역사교훈여행’으로 우리말 다듬기를 하였다.
웨스트 교수는 “다크투어리즘을 통해 시민들이 의무를 다하고, 윤리적 책임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다크투어리즘을 통해 과거의 새로운 목격자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웨스트 교수는 “다크투어리즘을 통해 과거의 고통을 잊지 않고 현재에 다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재현된 고통을 목격하게 된다”며 “거기서 마주한 얼굴을 통해 새롭게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균 건국대 통일인문학과 교수는 ‘다크투어리즘과 DMZ’ 발표를 통해 DMZ를 바라보는 안보주의·생태주의·경제주의의 틀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 평화의 가치에 주목하는 인문학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잔디 제주다크투어 사무국장은 다크투어리즘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실무자로서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제주 4·3사건’을 예로 들어 ‘폭동’을 ‘항쟁’으로, ‘잃어버린 마을’을 ‘빼앗긴 마을’로 바꾸는 것이 기억을 재구성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를 통해 “기득권의 역사가 아닌 소수자, 사회적으로 배제된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더 크게 적극적으로 얘기함으로서 불균형적인 기억의 문제를 전환해보려 노력하고 있다”고 활동을 소개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성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앞서 다크투어리즘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두 발표자와 각을 세우며 다크투어리즘을 두고 제기되는 윤리적 비판, 즉 ‘죽음과 고통을 상업화해 관광지로 소비한다’는 비판을 소개했다.
그는 또한 최근 다크투어리즘이 활성화된 원인이 과거를 재해석하려는 시도인지, 혹은 이 재해석마저 다시 제도권의 정제된 기억으로 편입시키려는 시도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원태 제주도 중앙협력본부장은 “이번 논의가 다크투어리즘이 미래로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보는 의미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제주가 다크투어리스트들이 즐겨찾는 새로운 역사의 현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