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파면에 장중 환율 ‘36원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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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미국의 상호관세 충격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달러화가 급격히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6.5원 내린 1450.5원에 개장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기다리면서 환율은 추가 하락해 1437~1439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오전 11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판결문을 낭독하기 시작하면서 환율은 1분당 1원씩 빠르게 하락했다.
11시 11분께는 1430.2원까지 떨어졌다. 전일 종가 대비 36.8원 하락한 것이다. 이는 장중 저가 기준으로 지난 2월 26일(1429.1원)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치다.
11시 18분께 판결문 낭독 중 탄핵이 확정되는 분위기를 보이자 환율은 저가매수세 등이 유입되면서 1439원까지 빠르게 반등했다. 오전 11시 22분 헌재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공식화하자 환율은 1436원에서 거래됐다. 오후에도 1430원 초중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12·3 비상계엄 전 1400원선에서 거래되던 환율은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탄핵되면서 지난해 12월 27일 1486.7원까지 치솟았다. 탄핵 국면에 80원 이상 올랐던 환율이 이날 윤 대통령 파면으로 인해 50원 가량 되돌림을 나타낸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인용했다. 탄핵 선고 직후 윤 전 대통령은 지위를 잃었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때로부터 122일만,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다.
◇추가 환율 하락…“추경·관세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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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탄핵 인용이 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판결이 나면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문을 여는 것”이라며 “다만 인용으로 인한 환율 하락은 이날로 그칠 듯 하고, 향후 정국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지난해 단기간에 30원 가까이 올랐던 환율은 이날 다 되돌림 한 것 같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탄핵 정국은 막을 내리고 이제 조기 대통령 선거 수순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헌법 등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는 60일 이내인 오는 6월 3일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차기 정부가 자리잡을 때까지 정국 불안은 이어질 수 있다.
또 전날 미국 정부가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했지만, 협상에 나설 리더십 공백은 여전한 상황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파면이 되도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악화된 상황에서 추경이 실행되서 내수 경기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기 까지 미국과 협상할 사람이 없다. 이런 부분이 해소돼야 환율은 1400원 밑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